싱가포르의 한 의사가 친구의 메이크업 브러시를 사용하다가 하반신 마비가 된 여성의 사례를 공개하며, 다른 사람과 화장품을 공유하는 행동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 의사 사무엘 초우두리 박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걸 친구와 공유하면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초우두리 박사는 호주 여성 조 길크리스트의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초우두리 박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조는 포도상구균이라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친구의 메이크업 브러시를 빌려 썼다가 하반신이 마비됐다.
박테리아가 그의 얼굴에 난 작은 상처로 들어가 혈류를 타고 척추로 이동해 감염을 일으킨 것이다. 특히 조가 감염된 박테리아는 포도상구균 감염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가진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이었다.
조는 과거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등이 아파서 자세가 나쁜 탓이라고 생각했으나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며 "병원을 도착했을 땐 상태가 너무 심각해져, 척수를 조이고 있는 농양을 제거하기 위해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수술 후 그는 감염으로 인해 척추가 심각하게 손상돼 다시는 걸을 수 없을 거라는 진단을 받고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하지만 조는 물리치료를 견뎌낸 끝에 지난 2019년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다.
초우두리 박사는 "이 같은 사례는 극히 드물지만, 개인용품을 나눠 쓰는 행동은 위험하고 치명적이다"며 "메이크업 브러시를 공유하지 말아라"라고 경고했다.
조가 감염된 '황색포도알균'은 사람의 피부에서 흔히 발견되는 세균으로 일반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내성을 갖게 되면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MRSA'로 불린다.
MRSA는 다른 사람과 접촉하거나, 수건이나 면도기와 같은 개인적 물품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 전염될 수 있다.
MRSA는 일반인보다 면역력이 떨어진 입원 환자, 의료종사자의 코안에서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
외상·수술·화상 등으로 신체 방어 기전에 손상이 있을 때 주로 감염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