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8세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투여를 중단해 사망에 이르게 한 부모와 형제 등을 포함해 사이비 종교 관계자 14명이 무더기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6일(현지 시간) 호주 ABC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호주 동부 퀸즐랜드주 대법원은 사망한 엘리자베스 로즈 스트루스(당시 8살)의 아버지 제이슨 스트루스와 어머니 케리 스트루스를 살인죄로 각각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이들을 부추긴 사이비 종교 지도자 브렌던 스티븐스에게는 징역 13년이 선고됐다.

엘리자베스의 오빠 재커리 스트루스와 스티븐스의 가족 등 신도 11명도 각각 징역 6~9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22년 1월 퀸즐랜드주 투움바에 있는 스트루스 가족의 집에서 1형 당뇨병을 앓던 엘리자베스의 인슐린 투여를 중단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엘리자베스는 며칠 동안 인슐린을 맞지 못하자 당뇨병 합병증인 케톤산증을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비 종교 집단 '성자들'의 신도인 이들은 엘리자베스가 신앙에 따른 '자연 치유'로 나을 것이라는 믿음에 사로잡혀 이런 행위를 저질렀다.

심지어 엘리자베스가 사망 직전 중태에 빠졌을 때도 구급차를 부르지 않고 기도하며 노래를 불렀다.

그녀가 사망한 뒤에도 단지 잠을 자고 있을 뿐 부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 가족과 연을 끊은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이드 스트루스는 선고 직후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교주인 스티븐스를 겨냥해서는 "그가 자기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을 통제하기 위해 썼던 강압과 조작은 사람들의 취약성을 역겹기 짝이 없도록 이용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번 사건은 호주와 해외에까지 큰 충격을 주었으며, 사이비 종교와 관련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