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7일(목)

27세 외국인 노동자 매일 괴롭혀 '우울증'으로 죽게 만든 악덕 사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전남 영암군의 한 돼지농장에서 네팔 출신 20대 이주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민주노총 이주노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2일 새벽에 발생했으며, 농장 기숙사 앞 건물 난간에서 네팔 국적의 27세 노동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농장에는 네팔 국적 노동자 16명과 베트남 및 중국 국적 노동자가 각각 1명씩 근무하고 있었다. 사망한 A씨는 농장에서 일한 지 약 6개월 된 신참이었다.


농장 주인은 네팔 출신 팀장을 통해 노동자들을 통제했으며, 이들은 지속적인 신체적·언어적 폭행을 가했다고 증언되고 있다. 특히 팀장은 볼펜으로 신체를 찌르거나 식사 중 자리 이탈을 금지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혔다고 한다. 이러한 괴롭힘으로 인해 지난 1년간 농장을 떠난 노동자는 무려 28명에 달한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A씨는 괴롭힘으로 인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번 사고도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추정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주노조는 수사기관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고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노동청을 통한 근로감독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이주노동자 인권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한국에는 130만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가 있지만 열악한 노동조건과 사회적 차별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고강도 위험 노동으로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는 심각하다.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가 발간한 '경기도 이주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의 75%가 폭행, 폭언, 협박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인격 모욕이나 비하를 당했다는 응답은 59%, 따돌림이나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41%였다.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