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의 반려견을 데려가 치료하고 정성으로 키운 수의사가 되려 도둑으로 몰려 논란이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한 수의사가 트럭에 묶여 고통받는 16살 노견을 구조했다가 절도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 수의사 어맨다 헤르겐레더(Amanda Hergenreder)는 콘퍼런스를 위해 그랜드래피즈시(Grand Rapids)에 갔다가 커피숍 앞 트럭에 묶여있는 강아지를 발견했다.
당시 헤르겐레더는 카페 직원들로부터 강아지가 노숙인의 반려견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주인이라는 노숙인이 30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자 구조를 결심하고 경찰서와 보호소에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헤르겐레더는 우드티비(WOODTV)와의 인터뷰에서 "그랜드래피즈시 경찰서에 전화해 (강아지 구조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라며 "전화를 받은 인턴 경찰은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보호소와 통화해 "강아지를 데려가도 좋다"라는 조언을 받은 후 목줄을 끊고 강아지를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헤르겐레더는 강아지를 자신의 병원으로 데려가 심각한 요로 감염을 치료하고 썩은 이빨을 발치하는 등 강아지에게 총 3천 달러(한화 약 430만 원) 상당의 치료를 해줬다.
반면 강아지의 주인이라는 해밀턴(Hamilton, 57)은 주유소에 다녀오느라 약 45분 동안 자리를 비웠고, 그동안 잠시 녀석을 묶어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해밀턴은 "그 강아지를 15년간 키웠다. 결코 소홀히 키우지 않았고,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다"라며 "개가 없어진 후 몸의 일부를 잃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크리스 베커(Chris Becker) 검사는 "어디에 살든, 직업이 무엇이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반려견은 반려인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다"라며 이는 단순 절도 사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헤르겐레더의 변호사 마일스 그린가드(Miles Greengard)는 "노숙인은 반려견 등록 등 기본적인 조처를 하지도 않았다"면서 "어떤 수의사가 반려인의 방치로 고통받던 반려견을 구조해 치료하고 다시 그 반려인에게 돌려주겠느냐"고 주장했다.
트럭에 묶여 방치된 아픈 노견을 구조해 치료한 수의사가 절도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 누리꾼들의 의견은 "구출한 것", "훔친 것"으로 나뉘고 있다.
수의사가 강아지를 구조한 것이라는 누리꾼들은 "아픈 강아지를 구한 참 의사다", "트럭에 묶여 방치된 강아지가 행복할까", "반려견에 책임을 다하지 않는 주인으로부터 구조한 것이다"라는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결국 주인이 있는 반려견을 훔친 것과 다름없다는 누리꾼들은 "트럭이 아닌 벤츠에 묶여있었으면 그냥 지나갔을 텐데",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반려견을 뺏을 수는 없다", "15년을 키운 반려견이면 가족이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