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법 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1타 강사가 아내의 폭력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사건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의 수업을 들었던 제자들은 고인의 생전 강의를 회상하며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들은 그의 강의 영상에 댓글로 고인을 추모하는 한편, '과로사'가 아닌 아내의 폭력으로 인한 죽음이란 사실에 더 큰 충격과 슬픔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5일 온라인상에 '얼마 전 아내에게 양주병으로 살해당한 교수 뒷이야기'란 제목으로 제자 A씨가 SNS에 쓴 글이 확산하고 있다.
A 씨는 "내가 인강 듣던 교수님이 뉴스에 나왔다. 어제오늘 정말 많이 울었다. 늘 웃으며 강의하시고, 수강생을 위해 정말 바쁘게 사시는 게 보였는데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해서 나를 비롯한 전국의 많은 수강생이 놀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근데 오늘 더욱 놀랐다. 누군가가 탄원서를 부탁하는 글이었고, 글의 내용이 정말 충격적이었다"며 고인의 강의 수강 중 들었던 말을 전했다.
A 씨는 "집에서는 키우던 애견보다 서열이 낮다고 하셨을 때 정말 농담처럼 듣고 넘겼는데 그때 강아지 이름이 예전에 키우던 내 애견과 이름이 같아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이고 건물도 다 아내 명의로 해줬다는데 탄원서 내용을 보니 자식들도 교수님의 친자들이 아니고. 뉴스엔 후두부를 세 차례 가격했다는데 글을 보면 교수님의 형제들이 알아보기 힘들었다고 하는데, 교수님의 마지막 길이 얼마나 외롭고 또 외로우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슬픔을 토로했다.
앞서 온라인상에 공개된 '탄원서 작성을 호소하는 글'에서 작성자 B씨는 "유가족분들께서 탄원서를 부탁하셨다"며 양주병 살인 사건의 내막을 전했다.
B씨는 고인의 발견 당시 상태에 대해 "2월 15일 새벽 3시 최초 신고 후 발견됐을 때 양주병으로 머리 뒤쪽 두개골과 안면 전부를 가격당한 상태였다"며 "눈코입 전부에서 피가 흐르고 코뼈는 주저앉아 코가 아예 없었으며 한쪽 눈은 부어서 돌출돼 과다출혈로 병원에 실려 갔다. 가해자는 아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침 11시 반께 병원에서 유가족들에게 위독하다는 전화를 했고, 아내는 그전까지 변호사를 선임하고 가족들 연락처를 모른다고 잡아뗐다고 한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유족들은 고인에게 성이 다른 아들이 둘이 있다는 사실을 고인이 사망하면서 처음 알았다. 고인이 총각이던 20년 전 아들 둘 딸린 이혼녀와 결혼했는데, 고인의 아내가 지금껏 자녀 없이 두 사람만 사는 척 행동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B씨는 유가족이 가해자인 아내가 구속된 것으로 알고 수사가 잘 진행될 것이라 여겼지만 장례 마지막 날 구속수사가 기각되면서 풀려나 장례식장을 기웃거리던 아내와 마주쳤다고 했다. 깜짝 놀란 유가족이 "왜 죽였냐"고 묻자, 아내는 "여자랑 통화해서 그랬다"며 고인을 탓했다고 한다.
아내가 풀려날 수 있었던 건 고인이 외도한 것으로 몰아 자기 행동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며 죄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B씨는 설명했다.
B씨는 가해자가 감형을 위해 고인이 외도한 것으로 몰고 가려 증거나 증인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 모든 수강생에게 전화번호를 공개했던 고인은 매일 제자들과 수십통의 통화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외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가해자가 20년 전 학원 수강생으로 고인과 만났으므로 의부증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끝으로 B씨는 고인의 재산이 가해자인 아내 명의로 돼 있어 유족들은 아내가 선임한 대형 로펌과 싸워야 한다며, 혼자 외롭게 돌아가신 고인의 한이 풀릴 수 있도록 공정한 수사를 위해 탄원서에 서명을 부탁한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한편 경기 평택경찰서는 지난 24일 살인 혐의로 C씨(50대·여)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C씨는 지난 15일 오전 3시께 평택시 지제동 소재 거주지에서 남편의 머리를 향해 양주병을 던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신고는 양주병에 맞고 쓰러진 남편이 약간의 의식을 가진 채 직접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남편은 병원으로 이송된 지 약 12시간이 지나 결국 숨졌다.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과 검찰의 청구로 이뤄진 C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지난 17일 기각했다. 경찰은 현재 보강수사를 통해 C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