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7일(목)

김태영 전 국방장관 별세... MB정부 때 천안함·연평도 사건 겪어


故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 / KBS '일요진단'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별세했다. 향년 76세.


고인은 국방부 장관 재임 시절 현대사에서도 손꼽힐 만한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겪었던 인물이다.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과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이 그것이다. 국군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흔치 않은 두 사건을 맞닥뜨리며 '불운'을 온몸으로 겪었다. 


지난 26일 유족에 따르면 김 전 장관(전 한민고 이사장)이 별세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월 1일이다.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와 육군사관학교(29기)를 졸업했다. 특히 육사 시절 서독(현 독일)으로 군사유학을 다녀온 '서독 육사' 출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인양 중인 천안함 선체 일부 / 뉴스1


군에서의 경력도 화려했다. 6포병여단장, 서울대 학군단장, 23사단장,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육군 제1야전군사령관, 합참의장을 거쳐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제42대 국방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방개혁을 강하게 추진하던 시기, 적임자로 평가받으며 중책을 맡았지만, 연이어 발생한 북한의 도발이 그의 재임 기간을 결정지었다.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대한민국 안보에 중대한 도전이었고, 이로 인해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결국 김 전 장관은 연평도 포격 이후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에는 군인 자녀들의 교육 환경 개선에 힘을 쏟았다. 군인 자녀를 위한 기숙형 사립고 '한민고등학교' 설립을 주도하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학교법인 한민학원 이사장을 맡았다. 


북한의 포격으로 불타고 있는 연평도 / 2010 국방화보


이후에도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 육군포병전우회장,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며 안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했다. 아주대학교 대학원 네트워크 중심전 학과 초빙교수로도 후학을 지도했다.


김 전 장관의 별세 소식에 군 안팎에서는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전직 군 관계자는 "국방개혁을 추진하며 대한민국 안보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 했던 분"이라며 "북한의 도발 앞에서도 냉철한 판단을 내리려 했던 그의 노력이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