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이 학령 인구 감소로 이어지면서 서울에서 100년을 버틴 명문고마저 자리를 옮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5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1920년대부터 서울 대학로를 지켜온 동성중과 동성고가 종로구를 떠나 송파구 거여·마천 뉴타운 인근에 터를 잡을 전망이다.
100년간 종로구 혜화동을 지키며 김수환 추기경 등 걸출한 인재들을 배출해 온 명문 사학이지만 학령 인구가 급감하면서 학교 운영이 버거워졌기 때문이다.
동성중·고는 개교 117년의 역사를 가진 명문 사학이다. 김수환 전 추기경이 제16회 졸업생이고, 만화가 고우영 화백, 영화배우 안성기도 이 학교를 졸업했다.
재단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학생 모집이 점점 어려워져 이미 내부적으로 이전을 결정한 상태"라며 "교육청에서 이전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말했다.
동성중·고는 송파파크데일 1단지와 2단지 사이 위치한 마천동 590번지 일대의 지역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지는 중·고등학교 신설 부지로 확보된 땅이지만 재개발 사업 지연과 불확실한 학교 수요 예측으로 장기간 방치됐다.
이에 주민들은 서울시교육청에 학교 신설을 요구했지만, 교육청은 학생 수 모집이 어렵다며 반대해 왔다.
동성중·고가 마천동에 주목한 이유는 '신도시 유입 인구' 때문이다. 강남권의 유일한 뉴타운으로 주목받는 해당 지역은 재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유정인 서울시의원은 서울신문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2030년께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다만 동성중·고 등을 운영하는 '가톨릭학원'이 계약금 10%만 지불한 상태이고, 이전에 따른 교직원의 의견 수렴과 학생 피해 최소화 계획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이전을 확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남학교인 동성중·고는 이전하면 남녀 공학으로 전환된다.
한편 학령 인구 감소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학교들이 신도시로 이전하거나 문을 닫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6년에는 중구 명동 계성여고가 성북구 길음동으로, 2017년에는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가 강남구 자곡동 내곡지구로, 2022년에는 성동구 행당동 덕수상고가 위례신도시로 이전했다. 덕수상고는 일반고로 전환되기도 했다.
광진구 화양초는 2023년, 도봉구 도봉고와 성동구 성수공고는 2024년에 폐교했다. 2027년에는 강서구 경서중이 폐교될 예정이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 인구 감소는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 구도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신도시 몰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