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7일(목)

로켓배송하더니 '로켓성장' 한 쿠팡, 매출 40조 돌파... 국내 유통기업 중 최초

쿠팡


쿠팡이 지난해 매출 4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유통기업 첫 '매출 40조원' 기록을 세웠다. 특히 대만 사업과 파페치, 쿠팡이츠 등 성장사업이 4배 이상의 매출 증가를 보이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26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41조 2901억원(302억 68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31조 8298억원·243억 8300만 달러) 대비 29%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6023억원(4억 3600만 달러)으로 전년(6174억원·4억 7300만 달러)보다 2.4% 줄었다. 


쿠팡 본사 / 뉴스1


영업이익이 약간 감소했으나 창사 13년 만에 처음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1조 1139억원(79억 6500만 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353억원으로 전년(1715억원)보다 154%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덕평 물류센터 화재보험금 수령액 2441억원이 이익 지표에 반영됐다.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1628억원·2분기)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추가 부담(약 401억원) 등을 고려하면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


지난해 연간 실적을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은 36조4093억원(266억 9900만 달러)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대만 사업과 글로벌 온라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 등을 포함한 성장 사업 매출은 4조 8808억원(35억 6900만 달러)로 전년(1조 299억원)의 네 배 이상으로 증가하며 전체 매출 상승을 주도했다.


다만 성장사업의 조정 기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적자 규모가 8606억원(6억 3100만 달러)으로 35% 커지면서 매출이 성장하는 가운데 수익성은 다소 악화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 / 쿠팡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 점을 쿠팡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쿠팡에서는 모든 것이 고객에서 시작해 고객에서 끝난다. 고객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 경험을 누릴 수 있는, 두 가지 모두 가능한 세상을 꿈꾸며 고객 관점에서 거슬러 올라가 일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제공해야만 진정한 '와우'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새벽·당일배송 확대와 상품군 다양화, 제주도 새벽배송 런칭 등을 고객 경험을 높이기 위한 주요 사례로 언급했다.


쿠팡


그러면서 "쿠팡의 성장 스토리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의 성과를 역설했다. 


그는 "한국에서 만든 플레이북을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첫 번째 해외시장인 대만이 좋은 예시라고 설명했다.


또 "대만 성장의 대부분은 유기적으로 이뤄졌으며, 우리가 구축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입증했다"며 "최근 대만에 '와우 멤버십' 프로그램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알려드려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대만 로켓배송 사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23%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가 대만 사업의 매출 성장률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타오위안시에 위치한 2호 풀필먼트센터 / 쿠팡 


파페치의 성과도 주목받았다. 파페치는 지난해 4분기 418억원(3000만 달러)의 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초 인수한 이래 1년 만에 사업 회생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파페치의 분기별 EBITDA 손실은 1분기 411억원, 2분기 424억원에서 3분기에 27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4분기에 흑자로 전환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초 인수한 파페치는 연간 수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었고, 성장 지표가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했었다"고 했다. 


아울러 "그런 어려움 속에도, 파페치의 연간 거래액이 40억 달러에 달하는 업계 리더이자 럭셔리 패션 분야의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에서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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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파페치가 중요한 턴어라운드를 이루었다고 강조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커머스 고객 경험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현재 파페치는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매달 4900만 명의 방문자를 유치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도 20% 수준의 매출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도 고객을 최우선에 두고 혁신하며, 통제된 운영 방식과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 분야 기술 투자 확대를 통해 매출과 마진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쿠팡


쿠팡은 자동화 기술 활용도 향상과 공급망 최적화 등을 통해 마진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 의장은 "고객에 미치는 영향력과 장기 수익성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되는 이니셔티브 우선순위를 신중하게 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기존의 비즈니스와 공유자산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할 수 있음을 입증한 만큼, 신규 부문과 지역에 진출할 때 동일한 통제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객에 대한 집착과 장기 투자, 운영 탁월성을 추구하는 쿠팡의 방식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