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의 '광물협정'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방식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협정을 두고 "미국은 한때 세계의 경찰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갈취하는 마피아 두목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컬럼비아 대학의 정치학자인 버지니아 페이지 포트나는 NYT에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크라이나에 광물 자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보호비 갈취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역시 이번 협정을 "전례 없는 갈취 행위"라 일갈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이 협정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도둑질의 예술'이라고 비꼬았다. 매체는 "필수 광물 자원에 대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안보 지원의 조건이라면, 미국은 러시아의 용병 집단 바그너 그룹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 3주년을 맞아 서방 지도자들과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희토류, 석유, 가스 등의 공동 개발에 합의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2월 28일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이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의 '광물 협정'을 통해 안보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불공정하고 강압적이라는 국내외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광물협정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부풀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은 광물협정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5000억 달러(약 720조 원)의 수익을 요구했으나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적 지원 규모는 660억 달러에 그친다. 비군사적 지원(540억 달러)까지 더하더라도 1200억 달러 규모로, 1390억 달러를 지원한 유럽보다 적은 수치다.
이에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신뢰가 하락하고 있으며,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사업에서 얻은 교훈을 국제 관계에도 적용하려 하지만 외교정책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정치학자인 조셉 나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에 대해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성공적인 단기 전략과 재앙적인 장기 전략"이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