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6년 전 감쪽같이 사라진 '황금 변기'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A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4일 영국 옥스퍼드 크라운 법원에서는 이른바 '황금 변기 절도 사건'의 재판이 열렸다.
'황금 변기 절도 사건'은 2019년 9월 영국 옥스퍼드셔의 블레넘궁에서 일어났다.
사건이 벌어진 블레넘궁은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전 총리의 생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관광 명소다.
당시 이곳에서는 미술 전시회가 열렸는데,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이 빈부격차를 꼬집기 위해 만든 '아메리카(America)'라는 작품도 전시됐다.
'아메리카'는 18K 황금으로 만든 변기로 그 무게는 98kg에 달한다. 그런데 2019년 9월 14일 새벽, 이 무거운 황금 변기가 통째로 사라졌다.
이후 현지 경찰은 신속한 수사 끝에 5명의 용의자들을 검거했지만, 황금 변기는 회수하지 못했다.
검사는 법정에서 "절도범들은 미리 훔친 차량 2대를 이용해 궁전 부지에 진입한 뒤 창문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침입해 벽에 부착된 황금 변기를 떼어낸 후 5분 만에 물건을 들고 사라졌다"라고 설명하며 CCTV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검은 복면을 착용한 5명의 남성들이 블레넘궁에서 황금 변기를 들고나와 트렁크에 실은 뒤 다급히 빠져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검사는 "황금 변기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며 "금을 잘게 쪼개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절도범 중 일부는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최근 금값이 급등하면서 이 도난품의 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법원에 따르면 황금 변기의 가치는 절도 사건이 일어난 2019년 9월 금 시세로 280만 파운드(한화 약 50억 8,000만 원)였으나, 금 가격이 폭등하면서 현재 가치는 480만 파운드(한화 약 87억 원)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