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배 속에 있던 태아의 배 안에서 또 다른 두 명의 태아가 자라는 사례가 전해져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인도 현지 매체 NDTV는 마하라슈트라주 불다나(Buldhana) 지역에 사는 임신 35주 차 인도 여성 A(32)씨의 초음파 검사에서 극히 드문 질환인 '태아 속 태아'(fetus in fetu, FIF)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A씨는 불다나의 한 여성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이후 A씨와 태아는 암라바티(Amravati)의 정부 병원으로 옮겨졌고, 아들은 복부에서 2명의 태아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집도의 가즈비예(Gajbhiye) 박사는 현지 언론에 "생후 3일 된 아이의 배 속에 사지가 있는 쌍둥이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술로 '태아 속 태아'는 완전히 제거되었고, A씨와 아들은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아 속 태아' 현상은 50만분의 1로 발생하며, 1808년 영국 의학저널에 처음 기록된 후 전 세계적으로 약 200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NDTV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그 중 10~15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일란성 쌍둥이의 수정란이 완벽히 분열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에서 발생한 머리뼈 내 '태아 속 태아' 제거 수술 사례를 보고한 의료진은 "태아 속 태아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으며, 원인은 환경오염, 유전적 요인, 저온, 임신 초기 살충제 노출, 기타 요인과 관련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보통 복부에 발생하는 증상이지만 중국의 사례처럼 드물게 머리뼈나 입, 창자, 골반, 꼬리뼈, 음낭 등 다른 조직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한편 '기생 태아'라고도 불리는 '태아 속 태아'는 태아 조직이 아기에게 흡수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뉜다.
만약 흡수되지 않고 남는다면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지만, 제거된 태아는 생존하기 어렵다.
A씨의 사례를 빌려 설명하자면, A씨의 아들은 '태아 속 태아'인 쌍둥이의 '숙주'다. 태아 속 태아는 숙주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분리된 후에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
'태아 속 태아'가 쌍둥이였던 A씨의 사례는 수정란이 세 개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무사히 태어난 아들 한 명의 복부에 두 명의 태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