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소리가 울렸다. 찰나의 순간, 한 장의 사진 속에 담긴 건 단순한 기념이 아니었다.
프레임 안에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신세계그룹의 수장 정용진 회장과 이제 막 회사에 첫걸음을 내딛은 신입사원들의 설렘과 긴장, 그리고 아직 말로 다 표현되지 않은 다짐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수없이 도전하고 깨지면서도 끝내 극복해 지금의 자리에 오른 이와 앞으로 수없는 도전에 나설 준비를 마친 이들의 만남이었다. 힘을 합쳐 꿈을 현실로 바꿀 이들의 첫 만남은 단순한 수료식이 아니라, 신세계라는 이름 아래 미래와 현재가 맞닿는 상징적 순간이었다.
24일 신세계그룹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신세계남산'에서 열린 2025년 신세계그룹 신입사원 수료식에 정용진 회장이 직접 자리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신입 사원들과 마주 앉은 것은 지난해 3월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정 회장은 묵직한 책임감과 따뜻한 기대를 안고 이 자리에 섰고, 신입사원들은 두 눈에 빛을 담은 채 새로운 여정의 시작을 맞이했다.
그는 신입사원들의 프로젝트 발표를 직접 듣고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오늘 발표한 내용에는 최근 임원들과 논의한 주제들이 정확히 반영돼 있다"라며 "뛰어난 인재들이 그룹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실 오늘은 너무 바빠 한 끼도 못 먹었는데, 여러분 발표를 들으니 배부르다"고 농담을 건네며 현장 분위기를 유연하게 이끌었다. 그러나 이내 진지한 어조로 신세계의 경영 철학을 강조했다. "고객의 칭찬에 안주하지 말고, 불만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진정한 성장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고객제일' 정신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40년 전에는 친절이 고객제일의 핵심이었다면, 20년 전에는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경험을 미리 제시해야 한다"며 "이것이 미래의 고객제일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년보다 앞으로 3년간 변화의 속도가 훨씬 더 빠를 것"이라며, 고객의 기대치를 앞서가는 조직 문화를 강조했다.
이날 수료식은 단순한 격려의 자리가 아니었다. 정 회장은 한 명 한 명의 신입사원을 선배로서 따뜻하게 맞이했고, 질문이 오가던 순간에도 위트와 진심을 가득 담아 조언해줬다. "새 옷을 빨리 입는 사람이 진짜 트렌드세터"라는 그의 농담에 웃음이 터졌지만, 이내 이어진 조언은 무게감이 달랐다.
정 회장은 "앞으로 마주할 현실은 치열하고 냉정할 것이다. 그 속에서 성장하며 진짜 행복을 찾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그는 신입사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진심 어린 소통을 이어갔다. 단순한 셀카 촬영을 넘어, 그 순간은 신입사원들에게 하나의 약속이자 동기부여가 됐다. 단상 바닥에 앉아 SSG랜더스 유니폼에 사인을 해주는 모습은 그가 단순히 그룹의 회장이 아니라 사람을 중시하는 리더라는 점을 보여줬다.
한편 이번 신입사원들은 지난해 12월 정 회장이 최종 면접에서 직접 선발한 인원들이다.
1998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면접관으로 참여해온 그는 "두 달 전 면접에서는 한 조 전체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라며 "27년 동안 면접관으로 참여하며 처음 있는 일"이라고 회상했다.
이는 故 이병철 선대 회장이 강조했던 '인재제일'의 정신을 이어가는 그의 확고한 철학이자 실천의 결과였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도 신입사원들이 고객 중심의 사고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제, 꿈을 현실로 만든 이들은 각 계열사 연수를 거쳐 3월부터 현업에 배치된다. 정 회장의 따뜻한 격려와 냉철한 메시지가 이들의 첫걸음에 어떤 동기부여가 될까. 이들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