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다가오면서 일부 극우 세력 사이에서 탄핵의 배경에 중국이 있다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반중 정서가 무차별적으로 퍼질 경우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극우 단체는 해외로까지 활동 범위를 확장해 노골적인 반중 정서를 전파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서도 집회를 열며 중국을 연일 공격 중이다.
최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외국인 채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현행법상 헌법재판소 연구관 등 법관직은 이미 대한민국 국적자만이 맡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불필요한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광화문에서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예배에서 반공 정서를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전 목사는 "북한의 공산주의, 러시아, 중국을 막는 것이 광화문 주일 예배의 역할"이라며 메시지를 전달했다.
탄핵 심판과 내란 혐의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헌법재판소와 사법부를 향한 음모론 역시 강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헌재와 대법원에 중국 세력이 침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역사 강사 전한길씨는 최근 강연에서 "헌재 연구관들 중 중국식 이름을 가진 이들이 많다"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고, 유튜버 신인균씨 역시 "헌재 TF 연구원들의 이름을 조사했더니 외자(外字) 이름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에 신빙성을 더해줄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NO CHINA'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를 여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들은 탄핵 배후에 중국이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반중 정서를 넘어 '혐중 정서'로 나아가고 있다.
일부 극우 세력은 급기야 '한국보수주의연합'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미국으로 건너가,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강화된 미국 내 반중 정서에 편승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 옥슨힐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는 고든 창 변호사가 "서울 거리에는 이름표를 달지 않은 수상한 경찰관들이 있다"며 "중국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을 두고 혐중 감정을 조장하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BBC는 최근 보도를 통해 "윤 대통령이 반공주의적 발언으로 중국에 대한 불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근거 없는 음모론이 한국 사회를 잠식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