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태어나 파친코로 사업을 키운 재일교포 사업가가 재일교포를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국 교육재단에 거액을 기부했다.
지난 23일 한국교육재단에 따르면 성종태(91) 알라딘홀딩스 회장은 이 재단에 보유하고 있는 신한지주 주식 약 5만주를기부했다.
이는 시가 약 25억 원 규모로, 1953년 한국교육재단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기부다.
한국교육재단은 1963년 설립된 재일한국인교육후원회를 전신으로 출범해 동포 사회의 기부와 한국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에서 태어난 성 회장은 젊은 시절 여러 직장에 다녔지만, 한국 국적이 드러나면서 직장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그는 파친코 사업에 뛰어들었다. 1956년 후쿠시마현에서 최다 인구를 보유한 도시인 코오리야마에 첫 점포를 연 그는 꾸준히 지역사회나 장학사업 등을 위한 기부활동을 해왔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기부 활동으로는 1992년 경북 청도초등학교에 '성종장학회'를 만들어 그간 5억 원을 출연한 것이 대표적이다.
파친코의 인기가 쇠락하자 성 회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했다.
현재 그의 회사 알라딘홀딩스는 호텔이나 쇼핑센터 등 사업용 부동산 약 60개를 보유해 임차하고 있으며, 파친코 매장은 현재 '알라딘'이라는 상호로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성 회장이 보유한 신한지주 주식은 1980년대 초 재일교포의 자금지원으로 설립된 신한은행의 출자 참여를 시작으로 늘려왔다고 한다.
성 회장은 "나이가 들면서 죽기 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며 "아들과 딸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고, 이전부터 가족들에게는 조금만 남겨주면 된다는 생각을 밝혀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다닐 때도, 사업할 때도 일본 이름을 써왔지만, 뿌리는 한국인"이라면서 "내 기부를 보고 깨달음을 얻어서 기부자가 지금보다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따"라고 덧붙였다.
그가 한국교육재단에 보유 주식을 쾌척하기로 한 것은 재단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성 회장은 다른 재일교포 사업가들처럼 재단과 인연을 쌓아왔다. 그는 기금이 넉넉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2005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11억 원 가량을 기부했다.
한국교육재단은 성 회장이 기부한 신한지주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별도 기금으로 분류해 연간 1억 원 규모의 주식 배당금을 한일 교류와 한국학 연구지원 사업재원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