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자신의 소득뿐 아니라 아내의 월급 일부까지 포함해 교회에 십일조 명목으로 헌금을 해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해당 사연이 공개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종교적 신념과 가정 경제 사이의 균형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회 헌금, 이해가 안 된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사연을 올린 A씨는 남편과의 갈등을 토로하며"남편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지만 저는 무교"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시댁이 기독교 집안이지만, 연애 시절부터 종교적 강요는 한 번도 없었다. 결혼 후에도 신앙 문제로 마찰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남편이 예배에도 혼자 참석하고, 가끔 교회 행사에 동행을 부탁할 때만 참여한다고 밝혔다. 헌금 역시 철저히 남편의 소득에서만 부담해 온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종교적 차이가 경제적 문제로 번질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갈등은 십일조 문제에서 시작됐다. A씨는 "남편이 월급의 10%를 교회에 십일조로 낸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남편이 실제로는 더 많은 금액을 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남편이 자신의 월급 외에도 A씨의 소득까지 포함해 십일조를 계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리 집 가계 상황이 넉넉한 편이 아니다. 대출 상환에 각종 보험료와 고정 지출을 제외하면 여유 자금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왜 아내의 소득까지 포함해 헌금을 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남편과 이 문제로 심각한 언쟁을 벌였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은 공개 직후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누리꾼들은 "아내의 동의 없이 가정의 재정을 종교적 이유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일부는 "종교는 개인의 자유지만, 가계 재정 문제에까지 종교적 신념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주변에서도 부부 소득을 합산해 십일조를 내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일부 댓글에서는 "십일조로 허세를 부리려는 것 아니냐"며 교회 내 헌금 문화 전반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목사의 자녀들이 그 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쉽게 내지 못할 것"이라거나 "십일조 액수를 부풀려 자신의 수입 수준을 과시하려는 경우도 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