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3일(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심각해지는 '노인 빈곤', 진짜 큰일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의 노인 빈곤 문제가 다시 악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38.2%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8.1%)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감소세를 보이던 노인 빈곤율이 최근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노인 빈곤율은 2020년 38.9%에서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한 이후, 2021년 37.6%까지 하락하며 개선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2년 38.1%로 반등한 데 이어 2023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빈곤에 처한 노인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폐지를 줍는 일에 나서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 폐기물통계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022년 1월 기준 kg당 150원 수준이던 폐지(골판지) 가격은 2025년 1월 들어 100원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더욱이 폐지 수거 노인들은 유통 구조상 가장 낮은 단계인 고물상에 판매하기 때문에 실제 수입은 훨씬 적은 수준에 머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실제로 폐지 200kg을 팔아도 손에 쥐는 금액은 고작 8,000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러한 소득으로는 기초 생활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자녀의 경제적 지원 없이 빈곤에서 벗어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높게 나타나는 주된 원인은 준비되지 않은 노후 때문이다. 특히 76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국민연금 제도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된 1999년 이전에 충분한 가입 기간을 확보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 이로 인해 연금 수급액이 적거나 아예 수급 자격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노인의 경제적 자립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연령대별 빈곤율을 보면, 66~75세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31.4%로 집계됐지만, 76세 이상 고령층의 빈곤율은 52.0%에 달해 절반 이상이 빈곤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중위소득은 3,757만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상대 빈곤선은 약 1,879만원이다. 이는 연간 소득이 1,879만원 이하인 경우 빈곤층으로 분류된다는 의미다.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노인 빈곤율은 전체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14.9%)이나 생산연령인구(18~65세)의 빈곤율(9.8%)보다 월등히 높다. 이는 고령층이 소득과 자산 측면에서 극심한 취약성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이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공적 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기초연금 등 복지 혜택의 실질적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해 자립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


빈곤에 내몰린 노인들이 최소한의 존엄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책임감 있는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