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커들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비트를 공격해 2조 원에 달하는 가상화폐를 탈취했다.
2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비트가 해킹을 당해 2조 1000억원 상당의 코인이 도난당했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난센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서 탈취된 자금은 주로 이더리움과 그 파생상품으로 구성되었다.
탈취된 코인은 먼저 하나의 지갑으로 옮겨진 후, 40개 이상의 다른 지갑으로 분산되었다.
또 파생상품은 모두 이더리움으로 변환된 뒤 각각 2700만 달러씩 나누어져 10개 이상의 추가 지갑으로 이동했다고 난센은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로는 북한 해킹 조직이 지목되고 있다. 아캄 인텔리전스는 잭엑스비티가 북한의 해킹 조직 라자루스의 소행이라는 증거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바이비트의 조사를 돕고 있는 블록체인 보안 기업 파이어블록스 역시 "이번 해킹은 지난해 발생한 인도 가상화폐 거래소 와지르X와 대출 프로토콜 라디언트 캐피털에 대한 공격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파이어블록스는 그러면서 "두 사건 모두 북한 소행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해커들은 과거에도 와지르X에서 2억 3490만 달러, 라디언트 캐피털에서는 5000만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를 탈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최근 수년 동안 이러한 해킹 활동을 통해 가상화폐를 탈취해 현금으로 세탁한 뒤 핵무기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한미일 3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해 발생한 6억 6000만 달러(한화 약 96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 탈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공식 지목했다.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 벤 저우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해커가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를 탈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