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지하차도 공사 현장 인근에서 발생한 땅꺼짐 현상이 부산역 승강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1일 SBS 보도에 따르면, 부산역 승강장 곳곳에서 타일이 내려앉고 경사가 생기는 등 지반 침하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특히, 타일 사이가 벌어져 틈이 생긴 곳이 많아지고 있으며, 야구공을 놓으면 저절로 굴러갈 정도로 기울어진 구간도 있다.
이 같은 침하 현상은 어림잡아 수십 곳에 이르고 있다.
코레일 측은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이 지역이 매립지여서 땅을 파면 연탄재 등이 나와 지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법적으로 승강장이 정기 점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코레일은 손상된 구간을 메우고 타일을 깎아 경사를 완화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는 대부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침하가 지속되자 코레일은 지난 13일 국가철도공단에 정밀 진단을 요청했다.
지반 침하 현상은 북항 지하차도 공사 현장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 집중되어 있었다.
앞서 지난 12일, 지하 터널 공사 중 흙막이 가시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도로 2차선에 걸친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인근 부산역까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하 터널은 2년 전 바닷물이 유입돼 공사가 중단됐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가 반복되는 가운데, 매립지 특성상 지반이 약한 부산역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정밀 진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