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2일(토)

"결혼식 직전까지 폐업 사실 모를 뻔했다"... '웨딩 폰 스냅' 사기에 울분 토한 예비 신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오는 4월 서울 강남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30대 예비 신부 A씨는 지난해부터 미리 섭외해 둔 '아이폰 스냅' 업체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30만 원을 입금하고 '예약이 완료됐다'는 확정 문자까지 받은 상황이지만, 해당 스냅 업체와 돌연 연락이 닿지 않지 않았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마음에 곧바로 해당 업체 관련 소식을 찾아본 A씨는 업체가 지난해 12월 '폐업'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직접 찾아보지 않았으면 폐업 사실을 결혼식 날까지 몰랐을 거라고 생각하니 분노가 치솟는다"며 "이건 고객을 기만하는 것을 넘어 일종의 사기 아니냐"고 토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0일 한국경제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국내 최대 규모의 '웨딩 폰 스냅 사기 사건' 피해자 1447명이 업체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의 피해 금액은 3억 5천만 원에 이르렀고, 해당 업체가 공지한 배상 기준에 따르면 배상액은 피해 금액의 10배인 35억 원에 달한다.


'웨딩 폰 스냅 사진'은 DSLR 카메라로 촬영하는 웨딩사진과 별도로 전문 인력이 결혼식 현장 사진을 휴대전화로 빠르게 찍는 방식의 사진을 일컫는다.


사진을 바로 받아볼 수 있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문제는 전공자인 전문 작가가 촬영을 진행한다며 수십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요구한 폰 스냅 업체에서 단기 교육을 받은 아르바이트생들을 웨딩 촬영 현장에 투입했다는 사실이다.


또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결혼식 당일 '노쇼'(모습을 드러내지 않음)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금을 입금했으나, 사진 촬영도 진행하지 못하고 환불도 받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 같은 피해 사실은 지난해 11월 웨딩 커뮤니티 등을 통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피해자를 양산한 한 업체 대표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최소 25개 이상의 폰 스냅 업체를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이 이용한 업체는 모두 달랐으나, 실은 모두 한 조직이었던 것이다.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해당 업체 측은 구글 폼 등을 통해 피해 내역을 접수받고, 조속한 환불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으나, 이후 잠적했다.


현재 피해자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사기 업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