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이 미국 입국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극우 성향 외국인 유튜버의 내기 제안에 맞대응했다.
지난 19일 이승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미 중앙정보국(CIA) 신고 운운했던 유튜버네요. 받을게요. 그 제안"이라며 해당 유튜버의 영상을 캡처해 올렸다.
유튜버 A씨는 이승환이 조카 결혼식 참석차 미국에 다녀왔다는 사진이 합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한국 우파들이 반미 성향 인사들을 CIA에 신고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먹혀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승환씨가 좌파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려고 인증샷을 올린 걸까? 아니면 한국 우파들과의 기싸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공항이나 가족과 찍은 사진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승환은 "누군가는 이 거짓들의 진실을 밝혀야 할 때가 왔다"며 A씨에게 "제 제안은 당신이 영원히 유튜브를 하지 않는 것. 당신이 원하는 제안을 얘기해주길 바란다. 돈이든 뭐든 좋다"고 응수했다. 이어 "무지성의 반사회적 가짜뉴스, 지긋지긋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미국 입출국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공식 문서인 'i-94'와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을 통해 입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두 문서를 통해 자신의 미국 입출국 사실이 확인되면 A씨가 패배하는 것이고, 입증되지 않으면 자신이 패배하는 것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승환은 "두 문서도 못 믿는다 하실 수 있겠죠. 제가 이 서류들을 조작할 거라고 의심된다면 내란옹호님들이 절 공문서변조죄로 고발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약속이 꼭 지켜져야 한다며 '캐삭빵'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다. 캐삭빵은 '캐릭터 삭제 빵'의 줄임말로, 온라인 게임에서 패배한 쪽이 자신의 캐릭터나 계정을 삭제하는 내기를 의미한다.
앞서 이승환은 지난 16일 SNS에 "조카 결혼식 참석차 미국에 왔다"며 "CIA나 HTML에 의해 입국 거부당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18일에는 헬스장에서 'CIA'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을 올리며 "'CIA'와 'HTML' 분들과 이지 스트릿 버거 같이 먹으면서 입국 사실 여부, 합성 사진 조작 등 여러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는 자신을 종북·반미주의자로 CIA에 신고해 미국 입국을 막으려던 시도가 실효성이 없음을 입증한 것이다.
한편,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탄핵에 찬성한 연예인들을 CIA에 신고하고 인증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는 종북세력 내지는 반미주의자로 몰아 미국 입국심사를 까다롭게 하거나, 무비자 입국 프로그램인 ESTA 발급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CIA에 신고 당하면 ESTA 발급이 안 나오느냐"는 질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미국 대사관 역시 "비자 및 이민 사안은 국무부와 국토안보부에서 처리하며, CIA 같은 정보기관은 비자 또는 ESTA 신청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