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51보병사단에서 자대 배치된 지 한 달 만에 사망한 병사가 선임들로부터 모욕과 부조리에 시달렸던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51사단 영외직할대 소속 고(故) A 일병의 고참 선임인 B 병사를 모욕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또한, A 일병의 맞선임인 C 병사를 협박 및 위력행사 가혹행위 혐의로, D 병사 등 3명을 위력행사 가혹행위 혐의로 각각 검찰에 넘겼다.
B 병사는 작년 6월 22일 화성시 비봉면 자대 안에서 타 병사들이 보는 가운데 A 일병에게 욕설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 병사 등은 같은 달 1일 오전 A 일병에게 간부 이름과 선임 이름·기수 등을 암기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군 생활 힘들게 해줄까?"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A 일병은 B 병사의 범행 다음 날인 23일 자대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으며, 그가 자대 배치를 받은 시기는 5월 말쯤으로 불과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A 일병은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타살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군사경찰은 B 병사의 조사 과정에서 일부 부조리를 식별해 경기남부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행 군사법원법에 따라 민간경찰이 사건을 이첩받아 추가 수사를 벌였고, C 병사 등 4명의 범행을 포착해 차례로 입건했다.
A 일병 사망 당일 군인 아들을 둔 부모님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51사단 우리 아들이 죽었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일병 어머니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오전 6시에 전화로 '아들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뉴스에서 보던 일이 왜 저한테 일어나는 건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이어 "절대로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