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4일(금)

"10년 이어진 '남매의 난' 끝날까"... 한화호텔, 8700억 들여 아워홈 인수

사진 제공 =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약 8700억원을 들여 아워홈 인수에 나서며 급식 시장 재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11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약 8700억원을 투자하여 아워홈 경영권 지분 58.62%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를 위해 한화호텔앤드 리조트는 2500억원을 출자하여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에프앤비 주식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나머지 인수 자금은 회사채 발행 및 사모펀드 IMM크레딧솔루션과의 협력을 통해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비상장사인 아워홈은 故 구자학 회장의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를 갖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 중 장남 구본성(38.56%)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19.28%)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58.62%(약 1337만주)를 인수한다. 인수가는 8695억원에 이른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 사진 제공 =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이번 아워홈 인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의 사업 영역 확대로 풀이된다.


그룹의 유통·레저 사업을 이끄는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 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또한 과거 식자재 유통 회사 푸디스트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아워홈 인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녀 구명진(19.6%)씨와 3녀 구지은(20.67%) 전 부회장이 회사 매각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지은 전 부회장은 매각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법적 분쟁의 가능성도 남아있다.


아워홈


한편 2000년 설립된 아워홈은 故 구자학 회장에 의해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설립됐다. 1984년 식자재 공급 사업으로 시작해 단체급식, 외식,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해 현재는 급식업계 2위 업체로 올라섰다.


아워홈은 구자학 회장 이후 후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약 10년간 경영권 갈등을 겪었다.


구자학 회장의 4남매 중 막내인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회사 경영에 동참해 왔다.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나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보직해임됐다.


이후 큰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이 LG가의 '장자승계 원칙'을 내세우며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 / 아워홈


이렇게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7년 구지은 전 부회장이 경영권 회복을 시도했으나 큰 언니 구미현씨의 반대로 무산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2021년 고배당 정책과 실적 부진, 보복운전·횡령 혐의 등으로 물의를 빚다가 결국 사임됐다.


이에 2021년 큰 언니 구미현 회장이 여동생들 편에 서면서 구지은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되찾았다. 한동안 동맹을 이어가던 세자매. 그러나 큰 언니 구미현 회장이 구지은 전 부회장에 거액의 배당금을 요구하면서 다시 갈등이 시작됐고, 지난 2023년 구지은을 밀어내고 본인이 회장 자리를 가져왔다.


이후 구미현 회장은 주식 시장에 기업공개(IPO)와 지분 매각을 동시에 추진, 결국 지난해 12월 본격적으로 한화 그룹에 매각을 본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