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0일(월)

아들 공룡물총 들고 은행 강도 된 30대 아빠 짠한 사연에 "아무 일 없었다고 무죄냐 vs 안타깝다"

10일 오전 부산 기장군 일광읍에 있는 한 은행에 침입한 강도가 고객과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은행 CCTV 영상


부산 기장군에서 대낮에 장난감 물총을 들고 은행털이를 시도한 30대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이 남성의 사연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11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이재찬 영장 담당 판사는 강도 미수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판사는 A씨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10일 오전 10시 58분쯤 부산 기장군 일광읍의 한 은행에 침입해 현금을 강탈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부산기장경찰서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목도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공룡 모양의 장난감 물총을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진짜 총인 것처럼 위장했다.


그는 은행 고객들을 밖으로 내쫓고 은행 직원들을 위협해 자신이 미리 준비해 온 여행용 가방에 5만 원권 지폐를 모두 담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업무를 보러 온 특공대 출신 50대 남성 고객과 직원에 의해 2분 만에 제압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영업에 실패한 후 취직에도 재차 실패해 5년간 무직 상태였다.


그는 이혼 후 혼자 살던 오피스텔 공과금조차 내기 어려워 쫓겨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전처의 집에 얹혀살고 있는 A씨는 8살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필요한 것이 많은 상황에 생활이 어려워지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A씨가 범행에 사용한 공룡 모양의 장난감 물총은 아들의 장난감이었다.


A씨의 허술한 강도 행각과 함께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그의 사연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 않았나", "2분짜리 은행 강도가 어디 있냐", "아이 생각에 저지른 일 같은데 안타깝다", "힘들게 사는 사람이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또 다른 누리꾼들은 "아무 일도 안 일어나면 범죄가 아닌 게 되나", "두려움에 떨었을 시민들과 직원들은 뭐가 되나", "힘들고 어려우면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뜻이냐" 등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