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정상회담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가자지구를 미국이 점령하고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네타냐후와의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take over)하고 소유(own)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며, 가자지구가 같은 사람들에 의해 재건되고 점령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피난 중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지구로 돌려보내는 것에 반대하며, 다른 국가로 이주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가자 주민들이 돌아가길 원하는 이유가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을 요르단과 이집트 등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 영토를 점령해 장기적으로 소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여기에 인프라 및 주택을 건설하고 경제 개발을 추진해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리비에라는 이탈리아어로 '해안'을 뜻하며, 바닷가 관광지, 휴양지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트럼프는 "이렇게 되면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자지구에 살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의 구상에 대해 "아이디어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며, 이스라엘과 미국 간 동맹 강화를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가 그간 중단됐던 미국의 군수품 공급 재개를 결정했다며 환영을 뜻을 내비쳤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의 발언이 세계 지도자보다는 부동산 개발업자의 관점에 더 가까웠다고 비평했다.
한편, 트럼프는 향후 중동을 방문할 때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자 이를 견제하며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수교를 중재해 왔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수교하는 조건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방안을 내걸었으나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를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