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의 한 스키장에서 20대 남성이 스키를 타다 넘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사고는 지난달 3일 오전 9시 48분께 강원 정선군의 한 스키장에서 발생했다.
A씨(27)는 상급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던 중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장기 파열 등의 중상을 입은 그는 즉시 정선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상태가 악화됐고, 헬기로 원주에 위치한 대형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결국 치료 도중 사망했다.
유족들은 스키장 슬로프 내 얼음덩어리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A씨의 친누나는 연합뉴스에 "5살 때부터 20년 넘게 스키를 즐기던 동생은 스키 지도 요원 자격증을 소지했을 정도로 숙련자"라면서 "안전 장비도 착용하고 있었고, 실력에 맞지 않는 슬로프를 이용하다 사고가 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펜스와 부딪힌다고 폐, 간, 콩팥 등 장기가 크게 손상되는 수준으로 다칠 수는 없다. 멈추던 도중 슬로프 내 존재하던 단차에 의해 넘어진 뒤 펜스 앞 얼음덩어리와 충돌해 크게 다쳤다"라고 주장했다.
또 유족은 사고 이후 스키장 측의 대응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유족 측은 "스키장에서 사고 당일 사고 원인이 된 얼음덩어리를 모두 쪼개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며 "스키장 영업으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단차와 펜스 주변의 얼음덩어리 등을 개장 전 미리 치우거나 펜스를 이중으로 설치했다면 이러한 사고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스키장 측에 안전시설 문제와 슬로프 관리 소홀 등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생이 억울하지 않게 동생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싸우고 지키겠다. 스키어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스키를 즐기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스키장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후 수 시간이 지나 사망해 사망 소식을 접한 뒤에는 바로 현장 보존에 나섰다"라면서 "유족 측과 보상 방안 등에 대해 협의 중으로 자세한 내용은 경찰 수사 중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현재 유족 측은 법무법인을 통해 관계자 처벌 등의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경찰서에 제출했으며, 경찰은 현장 감식을 마친 후 추가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