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마리의 거미가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섬뜩한 광경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 영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누리꾼들을 경악하게 했다.
31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은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상토메다스레트라스에서 이같은 현상이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검은 눈송이가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8개의 다리를 가진 살아있는 거미들이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12월 28일 처음 온라인에 공개됐으며 한 달 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기괴한 현상에 대해 생물학자 카이론 파소스(Kayron Passos)는 거미의 '집단 교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거미들의 짝짓기 의식이다"며 "암컷 거미는 여러 수컷의 정자를 저장하는 기관인 정자낭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자손을 낳고 유전적 다양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또한 암컷 거미는 알을 수정한 후에도 계속해서 정자를 모아 자손의 질병 저항력을 높이는데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30년 가까이 거미를 연구해 온 거미 전문가 아나 루시아 투리노(Ana Lucia Tourinho) 박사는 "거미는 일반적으로 함께 살지 않지만, 특정 종은 군집을 형성하는 사회적 행동을 보인다"며 "함께 무리를 지내는 전략은 자손과 어린 거미들의 먹이 공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투리노 박사는 "군집은 보통 수년에 한 번씩 형성되며, 군집의 대부분은 어미와 딸 등 친족 관계다. 짝짓기 후에는 흩어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9년에도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 이같은 '거미 집단 교미'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동이 지역의 덥고 습한 날씨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거미 천국이다", "내 동생 집 뒤뜰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본 적이 있다. 처음 봤을 때 너무 무서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