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에서 승무원의 미흡한 대응으로 승객이 직접 비상구를 열고 탈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항공사 직원들이 직접 나서서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승무원이 '앉아 있으라'고 했지만 이미 연기가 자욱했고 선반에서 불씨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승객은 "연기가 차오르자 비상구 옆에 앉은 승객이 문을 열었고, 이후 승무원이 반대편 문을 열어 탈출이 시작됐다"며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회상했다.
다른 승객도 "모두 착석하고 벨트를 매자마자 뒤쪽에서 '불이야'라는 소리가 났다"며 별도의 안내 방송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에어부산 측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유압 및 연료 계통을 차단한 후 비상탈출을 선포했고, 짧은 시간 내 신속하게 업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상구 옆 좌석의 승객은 탑승 직후 비상탈출 시 비상구 개폐 방법에 대해 안내받고 협조자 역할에 동의해야만 착석 가능하다"며, "비상탈출 시 승객이 직접 비상구 조작과 탈출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업계 종사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에어부산 직원을 자처한 A씨는 "승무원의 1순위 업무는 비상탈출과 대비 업무다. 엔진 작동 중에는 위험할 수 있다"며 "비상 상황 시 내부와 외부 상황을 판단해 탈출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B씨는 "마음대로 행동하고 영웅인 척 인터뷰하지 말아달라"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경고했다.
에어부산 직원 외 대한항공 직원을 자처한 C씨는 "사고 발생 시 승무원은 가장 마지막에 나간다"며 매뉴얼 기반 지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 9시55분 출발 예정이었던 에어버스(A321)는 약 20분간 출발 지연 중 기내 후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탑승 인원은 외국인 22명을 포함한 총 176명으로 확인됐으며, 이 중 3명이 비상탈출 도중 가벼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2명은 진료를 마치고 귀가했으며, 승무원 4명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부산 측은 모든 승객이 탑승한 뒤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 화재가 발생해 신속히 대피했다고 밝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 이어 항공기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에 대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조하며 피해자 지원 및 보상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