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왔는데, 미국 군중들과 함께 벌벌 떨며 줄까지 서야 하나"
취임식 현장 및 생중계 송출 장소가 아닌 '숙소'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본 홍준표 대구시장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생중계 송출 장소에 가지 않은 것은 '쪽팔리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취지의 글을 쓴 것이다.
앞서 지난 16일 대구시는 "미국 대통령 취임위원회의 초청을 받은 홍 시장이 취임식과 취임 퍼레이드, 대통령 만찬, 'Make America Great Again 승리 집회에 참석한다"라고 밝혔다.
이후 19일 홍 시장은 미국 워싱턴 D.C.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유력 관계자와의 만남이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홍 시장은 21일 SNS를 통해 "취임식장(워싱턴 시내 캐피털 원 아레나) 행사에 2만 명이 초대됐지만 가보니 엄두가 나지 않아 참석을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와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취임식을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취임식 만찬 행사 중 하나인 안보 관계자들 중심인 '커맨더 인 치프볼' 행사도 갔지만 이 추운 날에도 끝없이 이어진 줄을 보고 참석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영하 13도를 밑도는 날씨에 두 손 들고 말았다"고 전했다.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언급했지만, 눈에 띄는 소득은 하나도 없었다. 이에 비판이 쏟아졌다. 세금 낭비라는 지적과 대구시 관리에 더 힘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홍 시장은 가만있지 않았다. 홍 시장은 SNS에 "그래도 내가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 초청으로 8년 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는데 수많은 미국 군중과 함께 벌벌 떨며 수시간 줄지어 차례 기다려서 검색 받고 군중집회에 참석할 필요까지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쪽팔리지 않나? 차라리 그 시간에 트럼프 측근 비공개 인사들과 만나 한국 상황을 설명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곳 상원 의원들은 각종 인사청문회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한다"며 "비공식 인사들조차 두세분 빼고는 시간 내기가 어렵다고 한다. 다만 미국 현지 분위기는 확실히 파악하고 간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