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눈밭을 자유로이 뛰어다니는 담비 가족과 하늘다람쥐를 사냥하기 위해 높이 날아오르는 긴점박이올빼미 등 국립공원에 사는 야생동물들의 희귀한 활동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2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공식 유튜브 채널 '국립공원TV'를 통해 '국립공원 야생동물 희귀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5분이 조금 넘는 분량의 영상은 지리산, 무등산, 소백산 등 전국 국립공원 일대에 설치된 무인 카메라로 포착한 야생동물들의 활동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 2급인 담비, 긴점박이올빼미, 하늘다람쥐, 삵을 비롯해 고라니, 멧돼지, 노루, 너구리 등의 일상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지리산에서는 눈밭을 달리는 담비 가족이, 죽령의 생태통로에서는 고라니를 뒤쫓는 담비의 모습이 포착됐다.
발을 힘차게 구르며 눈밭을 뛰어다니는 담비들의 귀여운 모습은 미소를 자아낸다.
하지만 귀엽기만 한 것 같은 담비에게는 반전 매력이 있다.
잡식성 포유류인 담비는 호랑이와 표범 등 맹수가 사라진 국내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이자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있는 우산종(Umbrella species)이 됐다.
담비는 머루나 다래, 버찌와 같은 과일도 먹지만 쥐, 참새, 비둘기부터 자신보다 몸집이 큰 노루, 고라니, 멧돼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도 잡아먹는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동물을 사냥해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해주는 고마운 동물이라고 한다.
또한 영상에는 다양한 동물의 모습이 담겼는데, 소백산에서는 2015년부터 진행한 하늘다람쥐 관측을 통해 긴점박이올빼미가 하늘다람쥐 사냥을 시도하는 장면이 잇달아 포착됐다.
2023년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에서는 삵의 모습이 촬영됐다.
삵이 배설한 자리에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너구리와 멧돼지, 노루의 모습도 포착됐다.
경주국립공원에서는 수컷 노루 2마리가 서로 뿔을 부딪치며 싸우는 모습이 포착돼 놀라움을 안긴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이번에 촬영된 영상은 각 국립공원 현장에서 멸종 위기종 등 야생동물 관측을 통해 확보한 귀중한 자료"라면서 "앞으로도 국립공원 자연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서식지를 더욱 잘 살피고 보전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