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TV 프로그램 '탐정! 나이트 스쿠프(探偵!ナイトスクープ)'에서 한 어머니가 19년 전 동결 건조시킨 모유를 아들에게 전달하며 특별한 순간을 만들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HK01은 지난 2022년 방송된 '탐정! 나이트 스쿠프'에 출연한 모자의 놀라운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이날 방송의 주인공은 일본 시마네현 출신의 51세 여성 A씨였다.
그는 20년 전 아들 료야(諒也)를 출산했다. 아들을 너무 사랑했던 그는 조금은 색다른 방법으로 아들과 교감하고 싶었다.
이에 그녀는 아들 료야가 성인이 되었을 때 다시 모유를 맛볼 수 있도록 대학 실험실에 자신의 모유를 동결 건조해 보관했다.
A씨는 2003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계획을 발표했고, 일본 네야가와시에 있는 세츠난대학(攝南大學) 약학부 연구팀의 도움을 받아 모유를 영하 70°C에서 동결 건조했다.
동결 건조란 식품 등의 보존이나 운반을 편하게 하기 위해 수분을 빼는 공법이다.
물체를 얼린 후 주위의 기압을 낮춰 고체 상태의 물이 기체로 승화되는데, 승화한 수분은 장치 안의 냉각기로 끌려간다.
이렇게 수분이 줄어들면 세균과 효소가 작용할 수 없게 돼 식품 등을 상온에서 몇 년 동안 보관할 수 있게 된다.
동결 건조 방식은 높은 온도로 처리하는 다른 건조 방식보다 영양분과 세포 조직을 덜 손상시킨다고 한다.
A씨는 동결 건조된 모유를 집으로 가져와 19년 동안 냉동실에 소중히 보관했고, 오랜 시간이 흘러 료야는 어느새 20살 성인이 됐다.
료야는 중학생일 때부터 엄마와 떨어져 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모자 사이가 소원해지자 속상했던 A씨는 이번 방송을 통해 다시 아들과 가까워질 기회를 얻었다.
방송에서 료야는 19년 동안 엄마가 보관한 모유를 마시라는 요청을 하자 처음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동결 건조된 모유는 시간이 지나 약간 노란빛을 띠는 상태였다.
전문가는 "밀폐된 용기 안의 산소가 모유의 지질을 산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며 "모유의 맛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저온에서 멸균하면 마셔도 안전하다"라고 설명했다.
료야는 '벌칙 게임' 같다며 마시기를 거부했으나, 이때 그와 함께 사는 친구가 나섰다. 친구는 모자의 관계가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자신도 함께 모유를 마시겠다고 했다.
결국 엄마 A씨와 료야 그리고 료야의 친구, 방송 진행자까지 다 같이 A씨의 모유를 마시기로 했다.
65℃ 저온에서 30분간 살균한 모유는 전보다 더 노랗게 변한 모습이었다.
먼저 A씨가 직접 자신의 모유를 시음한 다음 친구와 진행자가 그 뒤를 이어 한 모금씩 맛을 봤고 이에 용기를 얻은 료야도 모유를 맛봤다.
그는 "비린내가 난다. 삶은 생선 물 맛이 난다. 마시는 것이 그다지 즐겁지 않다"라면서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소 역한 맛이 난 것은 전문가의 설명대로 모유의 단백질과 지질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성을 다해 보관한 모유는 비린 맛이 난다는 평을 받았지만,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던 A씨는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자신의 모유를 마신 아들의 모습에 감동해 눈물을 쏟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