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초대형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산불의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 9개 주와 멕시코 지원 소방 인력까지 총 1만 4천여 명이 투입됐지만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수많은 동물들이 부상을 입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NBC의 보도에 따르면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수백 마리의 동물들이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보살핌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있는 동물보호센터인 '패서디나 휴메인(Pasadena Humane)'은 이번 화재로 다친 반려동물과 야생동물 400여 마리를 데려왔다고 밝혔다.
패서디나 휴메인의 CEO 디아 듀버넷(Dia DuVernet)은 "지금 상황이 매우 위급하다"라면서 "화재로 인해 인근 지역이 계속 황폐화되고 센터에는 400여 마리에 달하는 엄청난 수의 동물들이 넘쳐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화상과 탈수, 연기 흡입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동물도 있으며 일부는 센터의 동물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센터에는 고양이, 강아지, 새, 염소, 말 등 다양한 동물이 있다고.
센터 측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는 불에 그을려 수염이 타버린 고양이, 몸에 화상을 입은 강아지 등 두 눈에 두려움이 가득 담긴 동물들의 모습이 담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곳에 온 동물 중에는 불에 탄 잔해 위를 걷다 발바닥이 다 헐어버린 핏불 믹스견 카넬라(Canela)도 있다.
카넬라는 잿더미 속에 누워있다가 구조됐다. 담요에 쌓인 채 센터로 온 카넬라는 온몸이 재로 뒤덮인 상태였다.
구조 초기에는 걷는 것조차 힘겨워했지만, 다행히 주인과 재회했고 치료도 받을 수 있게 됐다.
털이 다 타고 발이 그을린 채 구조된 허스키 강아지도 이곳에 머물고 있다.
센터 소속 의사 마리아 피르덱 박사(Dr. Maria Pyrdek)은 이 강아지가 피로에 지친 나머지 머리를 들 힘도 없었다면서 "그를 되찾아 갈 사람이 없다"고 했다.
안타까운 소식에 기부 이어져
또한 센터는 부상당한 공작새 8마리를 구출하고 재난 지역의 소·양 등 가축의 탈수를 막기 위한 물 공급 방안도 마련했다.
듀버넷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최소 5일 분량의 사료와 물, 그릇, 약, 장난감 등을 담은 대피 키트를 준비하고 반려동물에게 식별 정보가 담긴 목걸이를 채워라"라고 당부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후 센터에는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동물을 계속 구조할 수 있도록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