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여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Karla Sofía Gascón, 52)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묘호렌게쿄" 주문을 외쳐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현지시간) USA투데이, NBC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영화 작품상으로 자끄 오디야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스'가 선정됐다.
이날 주연 배우인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출연진과 함께 무대에 올라 대표로 수상소감을 밝혔다. 가스콘은 작품상 트로피를 받아들고 먼저 "고맙다"고 한 뒤 "남묘호렌게쿄" 주문을 연달아 세 번 외쳐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남묘호렌게쿄'는 불교 법화경 전체 명칭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일본식 발음인 '묘호렌게쿄'에서 비롯됐다. 남묘(南無)는 나무아미타불의 '나무'과 같은 말로 '귀의한다'는 불교용어로, 신도들은 이 구절을 외우면 누구나 복을 받는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콘은 이어 "빛은 항상 어둠을 이긴다"면서 "당신들은 우리를 감옥에 가둘 수도 있고 우리를 때릴 수도 있지만 우리의 영혼, 존재, 정체성을 결코 빼앗을 수 없다. 나는 여러분에게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여러분이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이라며 울림 있는 소감을 전했다.
가스콘은 후안 카를로스 가스콘(Carlos Gascón)이라는 남자 배우로 활동하다 지난 2018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 지금의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이날 작품상과 함께 여우조연상, 비영어 작품상, 주제가상 4개 부문을 석권한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성전환 수술로 새 삶을 얻는 멕시코 갱단 두목과 그를 돕는 여성들을 그린 스페인 뮤지컬 영화로, 가스콘은 주연인 갱단 두목 역을 맡아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