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6일(목)

폭설 내리는 날 20일간 행방불명된 백구 '짝짝이'... 등산하던 보더콜리 '상추'가 찾았다


실종 전단지(왼쪽)와 보더콜리 상추 가족이 등산 중 발견한 구덩이 속 백구믹스 짝짝이 (지해피독, 보호자 제공) / 뉴스1


실종 약 20일 만에 다른 집 반려견에 의해 기적적으로 발견된 백구 '짝짝이'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3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7일 저녁 A씨의 반려견 짝짝이가 대문을 열고 나가 실종됐다. 당시 서울에는 30cm의 폭설이 내렸다.


A씨는 밤낮으로 짝짝이를 찾아 나섰으나 행방이 묘연해 아무런 실마리도 얻지 못했다. 결국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보호자를 위한 무료 구조 봉사 모임 '지해피독'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해피독은 잃어버린 보호자를 위해 가독성 좋은 실종 전단을 제작해 주고 지역 봉사자들에게 정보를 공유해 짧은 시간 안에 반려견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짝짝이 구조 당시 보더콜리 상추의 모습 (보호자 제공) / 뉴스1


인왕산 인근 구덩이에 삐쩍 마른 상태로 빠져 있던 짝짝이


A씨의 사연을 접한 지해피독 측은 서울 인왕산 중턱 부근에서 실종된 짝짝이의 경로를 파악해 서울 강북 지역의 봉사자들에게 전단 부착 봉사를 요청했다.


짝짝이는 끝없는 수색 끝에 지난달 17일 인왕산 인근 개미마을 구덩이에서 빠진 상태로 발견됐다. 실종 20일 만이었다.


짝짝이를 발견한 건 놀랍게도 다른 보호자의 반려견인 보더콜리 '상추'였다. 보호자와 함께 등산하던 상추는 갑자기 어딘가를 보며 낑낑거리기 시작했다고.


Instagram 'grace_happydog'


이에 보호자는 상추가 종종 고양이를 보고 비슷한 행동을 한 것이 떠올라 주변을 살피던 중 깊은 구덩이를 발견했다. 구덩이 속에는 삐쩍 마른 백구 혼종 강아지가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보호자는 짝짝이 실종 전단을 봤던 것이 떠올랐고 곧바로 연락을 취했다. 짝짝이는 친구 상추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전단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A씨는 또 다른 사고를 막기 위해 관할 구청에 신고해 짝짝이가 빠졌던 구덩이를 매립했다. 또 상추 보호자에게 소정의 구조 사례비를 전달했지만 짝짝이를 위해 쓰라며 다시 돌려받았다는 후일담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