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05일(일)

"커피 드시고 힘내시길"... 무안국제공항 내 카페 '선결제'로 멀리서 유가족 위로하는 국민들


(좌)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국토부와 소방서 관계자들이 여객기 추락 사고 유가족들에게 현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스1, (우) 무안국제공항 내 카페에 붙은 선결제 안내문 / X 'ilhostyle'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큰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고 있다.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4번 게이트 인근에 있는 한 카페에 붙은 안내문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안내문에는 '봉사자 및 유가족은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 드시길 바랍니다. 선결제 되셨어요'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누군가 무안국제공항 1층과 2층에 마련된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는 유가족들과 현장에서 피해자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선결제를 한 것으로 보인다.


X 'ilhostyle'


해당 카페 점주는 연합뉴스에 익명의 기부자가 선결제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제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른다"며 "아메리카노 100잔, 카페라테 100잔을 유가족과 봉사자들이 마실 수 있도록 해달라며 선결제를 해줬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카페를 이용하는 유족들이 많지는 않아 소진 속도는 더뎠으나, 이따금 카페로 온 가족들은 안내문을 한참 바라보기도 했다고 한다.


취재진과 지원을 나온 공무원 등 카페에 손님이 늘면서 '선결제 커피'를 주문한 유족은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기도 했지만, 이 상황을 이해한다는 듯 차분하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키오스크에서 결제한 뒤 음료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선결제 안내를 보고 "탄핵 집회로 선결제 문화가 자리 잡았는데, 이곳에도 있다니 유가족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카페에 붙은 선결제 안내문을 접한 누리꾼들은 "눈물 난다", "금 모으기 운동이 성공했던 이유가 이런 국민성 때문이었겠구나 싶다", "세상은 따뜻한 사람들이 만들어간다", "12월 너무 힘든데 또 사람 때문에 버티고 위로받는다", "아무것도 안 넘어가시겠지만 따뜻한 커피 드시고 힘내시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탑승자 가족 위한 지원 이어져


29일 오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유가족들을 위한 휴식처와 담요 등 물품이 마련되어 있다. / 뉴스1


한편 선결제 외에도 탑승자 가족을 위한 구호 단체 등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는 사고 직후인 29일 오전부터 무안국제공항 1층에 간이부스를 설치해 생수, 담요, 방한용품 등을 제공했다.


또한 전남자원봉사센터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도 떡국 등 음식을 만들어 제공했으며, 무안소방서 의용소방대원 등도 현장 작업자에게 빵, 물, 라면이 담긴 상자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