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05일(일)

"태어날 아이는 무슨 죄냐"... 뇌성마비 부부, 자녀 계획 공유했다가 악플 쏟아져


网易网


뇌성마비를 않는 한 부부가 SNS에 자녀 계획을 공유하면서 "무책임하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안휘성 출신 리만(24)씨의 사연을 전했다.


리씨는 출생 당시 산소 부족으로 인해 뇌성마비를 앓게 됐다. 지적으로는 정상이었지만, 신체와 운동 기능에 제한이 있었다.


리씨는 부모님이 다른 지역에서 일하는 동안 조부모의 손에 자랐다. 그녀의 상태 때문에 처음에는 많은 학교에서 입학을 거절했지만, 할머니의 끈질긴 설득 덕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리씨는 학교 친구들의 차별과 조롱을 견뎌내야 했다.


이후 리씨는 안후이성의 특수교육 직업학교에 다니면서 교사의 제안으로 포환던지기 훈련을 받았다. 그녀는 패럴림픽 종목에 출전해 2021년 전국 장애인 대회 포환던지기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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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리씨는 뇌성마비, 다리 장애, 시각 장애가 있는 남편과 결혼했다.


리씨는 요리, 화장, 집안일 등 SNS에 다양한 일상을 공유하며 긍정적인 모습으로 23만 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나는 다르더라도 빛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그의 말은 많은 이들을 감동케 했다.


얼마 전, 리씨는 임신 준비를 주제로 한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공개 직후 온라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상에서 리씨는 임신 준비 영양제를 복용하는 일상을 기록하며 "아침에 한 알, 저녁에 한 알을 섭취한다. 곧 아기를 가질 거다"라면서 "아기야, 엄마랑 곧 만나!"라고 말했다.


리씨 "악플에 가족 큰 상처"


中国蓝新闻


하지만 해당 영상을 시청한 일부 누리꾼들은 그녀가 엄마가 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누리꾼들은 "당신의 상태가 아이에게 전달되지 않겠나. 개인적인 욕망 때문에 아이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아이가 건강하더라도 부부가 제대로 돌볼 수 있겠냐","학부모 면담이나 체육대회 등 부모가 참여하는 행사에 아이가 겪을 심리적 압박을 상상해 보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지난 18일 리씨는 "내가 뭘 잘못했나. 그냥 아이만 원할 뿐이다"라면서 "나와 남편은 건강 검진을 받았고, 의사는 우리의 유전자가 건강한 아이를 갖는데 아무런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녀는 이러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가족에게 큰 상처를 주었으며, 신체장애가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우리는 아기를 차근차근 잘 돌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부분의 의사들은 뇌성마비가 유전적이거나 전염성이 없기 때문에 출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후베이성 중의학병원의 산부인과 의사 차오웨이는 신체적 제약이 환자의 임신, 출산, 육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씨는 현재 SNS에 공개한 임신 관련 동영상을 모두 삭제한 상태다.


이 사건은 중국 SNS에서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으며, 관련 영상 중 하나는 조회수만 1억 4천만 회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리씨는 용감한 여성이다. 그녀는 아이를 가질 권리가 있다"라면서 "이 놀라운 엄마의 선택을 존중해 달라.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며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