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5일(수)

"신선한 시신, 머리가 많이 있어요"... 기증받은 시신들과 '기념 사진' 찍어 올린 일본 女의사


Instagram


해부학 실습 연수에 참여한 한 일본 여의사가 해부용 시신을 모자이크 없이 자신의 SNS에 게재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일본 NHK 등에 따르면 도쿄성형외과 의사 구로다 아이미(黒田 あいみ)는 지난달 29일 괌에서 진행된 해부학 연수를 받는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그가 올린 영상에는 해부용 시신 일부가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담겨 문제가 됐다.


또한 그는 영상에 '자, 신선한 시신(Fresh cadaver) 해부하러 갑니다! 두부(머리)가 많이 있어요'라는 글을 적기도 했다.


Instagram


그는 지난 2일에도 자신의 블로그에 해부학 연수 사진을 올렸는데, 당시에도 해부 실습장 내에서 동료들과 시신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해 논란을 더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구로다는 지난 23일 사과문을 올리고 문제가 된 영상과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그는 "의사이자 한 사람으로서 윤리 의식이 결여된 게시물을 올려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진에 찍힌 시신은 모두 모자이크 했다고 생각했는데, 일부가 되어 있지 않았다. 불쾌하게 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SNS에 해부학 연수 과정을 공유한 것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는 신선한 해부용 시신으로 해부 실습을 할 기회가 매우 드물다. (이번 괌 연수는) 매우 귀중한 기회였고, 그런 기회가 있다는 것을 더 많은 의사들에게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글을 올렸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시신을 기증해 주신 분들과 그 유족분들, 또 이 연수를 개최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다시 한번 윤리관이 결여된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사과에도 기증 동의 철회 움직임까지


도쿄성형외과 홈페이지 캡처 화면


워크숍을 주최한 츠네카와 기헤이치 사무국장은 "의사들의 수준 향상을 위해 촬영과 의사들 간의 공유를 허용해 왔지만, 시신을 해부하는 행위나 그 현장을 SNS에 오리는 행위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유감스럽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구로다를 해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구로다가 근무 중인 도쿄성형외과 병원장 아소 도오루는 "분명히 부적절한 게시물이었지만, 구로다는 병원 방침에 따라 환자를 더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러 괌 연수에 참가했다"라고 전했다.


구로다의 사과에도 비난 여론은 계속되고 있으며, 기증 동의를 철회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시신기증협회는 "유족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매년 약 7000~9000명이 시신기증 등록을 하고 있다.


사카이 다케오 일본 시신기증협회 이사장은 "유족에게도 공개되지 않은 부검 현장의 모습이 공개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의학을 위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유족의 생각을 짓밟은 행위로 시신 기증 등록을 한 사람에게 불안을 줄 수 있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