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5일(수)

"해리 포터 덕분에 엄마가 살았어요"... 덕질하다 만난 친구가 신장 기증해 줘 목숨 건진 여성


Jam Press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신장 질환을 앓고 있던 네 아이의 엄마가 이른바 '덕친(덕후 친구)'으로 인해 목숨을 건졌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사는 네 아이의 엄마 미스티 브룩스(Misty Brooks, 42)라는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20년 전 다낭성 신장 질환 진단을 받은 미스티는 정기 검진에서 2022년 1월 신장 기능이 19%까지 떨어졌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들었다. 


의사는 그에게 기증자를 찾지 못하면 투석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투석은 신장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혈액에서 과도한 체액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왼쪽부터) 미스티 브룩스와 메건 카펜터 / Jam Press


하지만 투석을 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의사는 미스티에게 대기자가 많기에 투석을 받기 위해서는 증상이 더 진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스티는 "신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고, 몸은 독소로 가득 차 있었다. 활동량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다리가 붓고 관절 통증도 심해 힘이 들었다. 끊임없이 피곤하고 두통이 심했다"라면서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었다. 신장 이식이나 투석을 받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신장 이식을 받기로 결심했지만, 이식이 성공하지 못하면 투석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불안감이 엄습했다"라고 덧붙였다.


메건 카펜터 / Jam Press


미스티보다 9살 어린 친구 메건 카펜터(Megan Carpenter, 33)는 2년간 그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봤다.


같은 지역에 사는 브룩스와 카펜터는 해리 포터로 인해 친해진 '덕친'이었다.


2018년 해리 포터 팬 그룹 채팅에서 우연히 대화를 나누게 된 서로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이 잘 통하자 실제로 만나게 됐고 곧 절친이 됐다.


두 사람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함께 가족여행을 떠나 호그와트 성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렇게 소중한 친구를 살리고 싶었던 메건은 지난 4월 몰래 조직 적합성 검사를 받았다.


메건은 "지난 몇 년 동안 미스티의 신장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면서 이 질병이 그녀의 건강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봤다. 이식을 받으면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진정으로 삶을 즐기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기증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해리 포터'로 친해진 절친들, 동시에 수술실 들어가


메건 카펜터와 미스티 브룩스 / Facebook


얼마 뒤 신장 이식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받은 메건은 바로 미스티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두 사람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미스티는 "우리 둘 다 울었다. 의사들은 친척이라도 이만큼 잘 맞을 수가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한 마음에 미스티는 "마음을 바꾸고 싶다면 바꿔도 된다. 그게 우리 우정을 망치지는 않을 거다"라고 말했지만, 메건은 친구의 생명을 구하겠다는 결심을 바꾸지 않았다.


지난 3일, 메건과 미스티는 휴스턴 메소디스트 병원 수술실에 동시에 들어갔다.


메건은 수술 전에는 위험성을 듣고 긴장했지만, 함께 수술을 받으면서 위안을 얻었다고.


미스티 브룩스 / Facebook


수술을 성공적이었다. 두 사람은 집에서 회복 중이다. 기증자 메건은 12월 5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며, 현재 회복 중인 미스티는 다음날인 12월 6일 퇴원했다.


미스티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이상 절친한 친구가 아니라 해리 포터 팬덤에 대한 공통된 사랑으로 연결된 자매다"라고 말했다.


이어 "메건이 기증한 신장을 잘 관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녀가 제게 준 놀라운 선물에 대한 감사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그녀는 제 삶을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내 생명을 구했다. 그녀의 이타심, 친절함, 용기는 저를 놀라게 했다. 그녀를 절친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메건이 기꺼이 신장을 기증함으로써 제게 두 번째 삶의 기회를 주었다는 사실은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보여주는 증거다. 저는 인생을 최대한 살면서 그녀가 제게 가능하게 해준 모든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미스티는 새 신장에 대한 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도록 관리 중이며, 1월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리 포터'로 이어진 두 사람의 놀라운 우정은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