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며 트랙터 등을 타고 상경 시위에 나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경찰과 밤샘 대치를 이어갔다.
22일 전농 등에 따르면 '전봉준 투쟁단' 트랙터 30여대와 화물차 50여대는 전날 낮 과천대로를 통해 서울로 들어오려다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에 의해 막혔다.
이 중 트랙터 3대가 서울에 진입했으나 동작대교에서 경찰에 막혀 시위대가 있는 남태령으로 돌아갔다.
시위대를 막기 위해 경찰이 차벽을 세우고 과천대로 양방향을 통제하면서 한때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 방향 시내버스를 이용하던 시민들은 차에서 내려 도로를 걸어 이동했다.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트랙터로 경찰버스를 들어 올리려고 한 운전자를 경찰이 끌어내렸고, 이 과정에서 트랙터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2명은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농 등과 경찰은 그 자리에서 20시간째 대치 중이다. 전농과 경찰의 대치 소식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현장에는 시민들이 대거 가세하면서 사실상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에 차벽 철거를 요구하며 K팝에 맞춰 응원봉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농법 4법 재의요구권 규탄... "길을 열어줄 때까지 떠나지 않을 것"
앞서 영남과 호남에서 출발한 전농 회원들은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농법 4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연 뒤 경기 수원시에 도착했다.
21일에는 수원에서 출발해 대통령 관저와 광화문 촛불집회 장소로 행진할 계획이었다.
경찰은 전농이 낸 행진 신고에 '공공의 이익을 훼손할 정도로 극심한 교통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제한 통고를 했다.
하지만 전농은 트랙터 행진 규모가 크지 않고 1개 차로로 진행되는 만큼 경찰의 결정은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라고 반발 중이다.
강순중 전동 정책위원장은 "지난 닷새간 트랙터 모두 아무 문제 없이 올라왔는데 경찰이 집회·결사의 자유를 막고 있다"며 "길을 열어줄 때까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