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산타클로스가 사랑과 행복을 전하기 위해 전 세계 곳곳을 찾을 예정이다.
산타클로스가 어디쯤 왔는지 궁금하다면 여길 주목하자.
지난 20일(현지 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 운영하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한국시간으로 24일 오후 6시부터 산타의 비행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 등으로 중계한다고 밝혔다.
NORAD에 따르면 산타는 빨간 코의 순록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타고 북극에서 이륙해 날짜변경선을 따라 태평양 상공으로 남하한 후 서쪽으로 이동해 수십억 개의 선물을 뿌릴 예정이다.
케이스 커닝엄 미 공군 중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극에서 이륙하는 산타를 처음 포착하는 곳은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NORAD 레이더이지만, 태평양에서부터는 인공위성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아마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겠지만 붉게 빛나는 루돌프의 코는 많은 열을 발산한다. 그런 열원을 통해 위성들이 산타를 추적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산타클로스는 한반도의 경우 제주와 부산, 서울 등 순으로 이동하며 경복궁 등 한국 내 명소를 거쳐 중국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우주로도 찾아가 우주비행사들이 머무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주변을 맴돌기도 했다고.
잘못 걸려온 전화로 시작된 산타 위치 추적 이벤트
잠재적 적국의 위협으로부터 북미 대륙 상공을 지키는 NORAD는 1956년부터 69년째 산타클로스의 비행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어린이들에게 알려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 행사의 시작은 미·소 냉전이 본격화하고 핵전쟁의 공포가 전 세계를 위협하던 1955년 잘못 걸려 온 전화였다고 한다.
당시 현지 백화점이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신문에 게재한 '산타에게 전화 걸기' 이벤트 광고의 전화번호가 잘못 기재된 탓에 NORAD의 전신인 대륙방공사령부(CONAD)에 어린이들의 전화가 쏟아졌다는 것.
AP통신에 따르면 당시 긴급사태 전용 '레드폰'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해리 W. 슈프 공군 대령은 한 어린이가 작은 목소리로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읊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슈프 대령은 1999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 아이는 좀 더 말을 이어가다가 숨을 들이쉬고는 '당신은 산타가 아냐'라고 말했다"라면서 순간적인 기지로 "호, 호, 호! 맞다. 난 산타클로스다. 넌 착한 아이니?"라고 답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날부터 며칠간 CONAD에는 미국 곳곳의 어린이들로부터 하루에 50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 왔고, CONAD의 한 직원은 재미 삼아 북극에 산타와 순록이 끄는 썰매를 그려 넣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23일 통신은 콜로라도 스프링스발 기사에서 "산타클로스가 CONAD로부터 이번 금요일 미국으로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받았다"라면서 "산타가 '크리스마스를 안 믿는 어린이들'의 잠재적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듬해부터 CONAD와 후신인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산타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전달해 주는 이벤트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현재 NORAD의 산타 추적 홈페이지는 영어, 한국어 등 9개 언어가 제공되고 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산타가 타는 썰매의 이륙중량은 젤리 사탕 7만 5천 개 분이며, 산타의 체중은 260파운드(약 118kg)라고 한다.
또한 썰매의 추력은 9RP(reindeer power·순록 한 마리가 낼 수 있는 힘)고 최고 속도는 별빛보다 빠르다고.
썰매를 끄는 순록들은 건초, 귀리, 당근 등을 연료로 삼아 6만t의 짐을 싣고 이륙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