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의대에 합격해 대학 동기가 된 부녀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베트남 매체 Zing News는 2023년 타이빈 의과대학에 합격한 응우옌 티 탄 빈(Nguyen Thi Thanh Binh, 19)과 같은 해 그녀와 함께 입학한 아버지 응우옌 비엣 탄(Nguyen Viet Thanh, 44)의 사연을 소개했다.
빈씨와 탄씨는 지난 2년 동안 아버지와 딸이면서도 같은 과 동기로 함께 돕기도, 경쟁하기도 했다.
딸 빈씨는 "아빠와 함께 학교에 다니는 게 처음에는 조금 두렵기도 했고, 학교에서 자유롭게 놀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됐다. 하지만 모든 게 내 생각과 달랐다. 아빠는 내가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했고 어느 정도 틀 안에서 친구들과 편하게 놀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탄씨는 과거 의대에 합격했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 입학을 하지 못했다. 이후 결혼한 그는 아내와 함께 빚을 갚고 3명의 자녀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했다.
가계 상황이 일시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그는 계속해서 의사라는 꿈을 접어두고 아내가 사범대학, 약학전문대학, 일반의학 등의 학위를 딸 수 있도록 했다.
아내가 공부를 마치고 약사가 되었을 때 탄씨는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빈씨와 탄씨가 동시에 의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가족들 모두 기뻐했지만, 동시에 재정적 부담 때문에 고민했다고 한다.
탄씨는 자녀를 돌보기 위해 공부를 계속 미루려고 했지만, 아내 호아(Hoa)씨는 "돈이 부족하면 학자금 대출을 받자. 지금 안 하면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라며 격려했다.
아내의 말에 용기를 얻은 그는 딸과 함께 입학하기로 결정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 탄씨는 딸에게는 학교 근처의 자취방을 얻을 수 있도록 하면서도 자신은 버스로 30km 거리를 이동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일주일에 1~2회 보건소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약사로 일하는 아내의 일을 돕기도 한다.
빈씨는 "아빠는 항상 어디서든 공부를 한다. 잠자리에 들 때도 강의 녹음본을 들으며 잠에 드는 것을 여러 번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약사이시기에 약을 흔하게 접하면서 질병에 대해서도 관심과 호기심이 생겼다. 부모님의 말을 들을수록 의사가 되고 싶었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싶고, 어려운 환자를 도와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아버지와 대학 동기가 되면서 같이 공부도 할 수 있고 어려움에 공감할 수 있어 좋았다고.
빈씨는 "시험 점수가 누가 더 높은지 서로 경쟁을 하기도 한다. 가끔 아빠를 위해 요약 노트를 만들어주는데, 얼마 전에는 아빠가 나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나는 놀면서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아빠는 진짜 열심히 공부했다. 아빠는 늘 나를 놀라게 하고 존경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약사인 아내도 의대 도전할 것"
탄씨는 "대학에 처음 갔을 때 자신감이 없었다. 딸 또래의 젊은이들을 따라갈 수 없을까 봐 걱정했다. 특히 내 다리는 4살 때부터 사고로 장애가 있었고 생활에도 영향을 미쳤기에 더욱 자신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2년 동안 공부한 후 노력으로 나를 증명해냈다"라고 전했다.
그는 항상 대부분의 과목 성적이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탄씨는 졸업 후에도 보건소에서 계속 일을 할 계획이다. 그는 "내가 의대에 온 것은 미완성인 꿈을 완성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지식과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남편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아내 호아씨도 의대에 입학할 계획이라고 한다.
탄씨는 "물론 재정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지만, 아내도 의대에 갈 수 있다면 우리 가족 전체가 기뻐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빠와 딸 모두 의대에 합격하고 엄마도 의대 입학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연에 누리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