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위법적인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가결됐다.
헌법학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법률가들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조차 "비상계엄은 위헌이 맞다"라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조기 대선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까지 대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인물은 누가 뭐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다. 하지만 낙관할 수는 없다. '사법리스크' 때문이다.
게다가 비상계엄·탄핵 정국 과정에서 시민들의 눈에 깊이 각인된 인물이 있어 안심할 수 없다.
16일 정치권 관계자들 전언에 따르면 최근 2주 간 우원식 국회의장에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졌다.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 채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키고,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불성립'에도 2차 탄핵소추안 표결 성립을 훌륭이 이끌었다는 평가다.
또 우 의장은 비상계엄 사태 당시 약 2m 높이의 국회 담벼락을 홀로 넘는가하면, 1차 탄핵안 표결 전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려고 하자 "경호와 안전상의 문제로 (국회 방문 계획이 있다면) 유보해 주길 요청한다"라고 대응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대권' 후보 언급..."국회의장 끝낸 뒤 대선 출마 전례 없어"
우 의장은 계엄 뒤 2차 탄핵안 표결 전까지 국회 밖을 떠나지 않았다. 내부에서 숙식하며 혹시 모를 2차 계엄 사태를 대비했다.
알려지는 바에 따르면 5선 의원인 우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따로 '탄핵안 표결 참여'를 독려했다고 한다. 그의 이런 노력은 국회의원 재적 300인 표결 전원 참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자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 취소했던 송년회, 재개하시기를 당부드린다"라며 "우리의 희망은 국민 속에 있다. 희망은 힘이 세다"라고 말한 뒤 의사봉을 두드려 박수를 받았다.
여론조사에서도 우 의장에 대한 신뢰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지난 15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에게 최근 정계 요직 인물에 대한 개별 신뢰도를 물은 결과 가장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는 인물은 이재명·한동훈이 아니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신뢰가 불신보다 높은 정치인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유일했다.
우 의장에 대한 개별 신뢰도를 물은 결과 '신뢰한다'는 응답은 56%로 1위였다. '신뢰하지 않는다(불신)'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여야의 차기 대권 후보나 한덕수 국무총리 등보다도 월등히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신뢰한다는 의견이 41%(불신 51%)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신뢰도가 15%(불신 77%)밖에 나오지 않았다.
다만 우 의장이 높은 신뢰도에도 불구,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국회의장직을 수행한 뒤 대선에 출마한 전례가 없어서다.
유일하게 정세균 전 총리만이 국회의장을 마친 뒤 '전직'일 때,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