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이재명·한동훈 아냐... 신뢰도 1위 정치인, 시민들 '관심 밖'이었던 이 사람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통과되자 국회 벗어나는 계엄군 / 뉴스1


1957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67세인 남성은 지난 3일 국회에 '총칼'이 몰려온 밤,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담을 넘었다.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을 해제해야만 한다는 일념 하나로 담을 넘은 것이다.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촌각을 다툴 수 없는 그 순간에도 그는 절차를 지켰다. 향후 절차적 정당성 논란에 휘말려 다시금 국가와 국민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목숨보다 '국법'을 더 우선순위에 뒀다.


그 덕분에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안건을 의결할 수 있었고, 논란에 휘말리지 않았다.


지난 15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에게 최근 정계 요직 인물에 대한 개별 신뢰도를 물은 결과 가장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는 인물은 이재명·한동훈이 아니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하는 우원식 국회의장 / 뉴스1


한국갤럽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신뢰가 불신보다 높은 정치인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유일했다.


우 의장에 대한 개별 신뢰도를 물은 결과 '신뢰한다'는 응답은 56%로 1위였다. '신뢰하지 않는다(불신)'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여야의 차기 대권 후보나 한덕수 국무총리 등보다도 월등히 앞섰다.


이재명·한동훈·한덕수 제치고 신뢰도 1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신뢰한다는 의견이 41%(불신 51%)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신뢰도가 15%(불신 77%)밖에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는 신뢰도가 21%(불신 68%)였다.


해당 조사는 차기 대권 주자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조사는 아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나온 수치인만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담을 넘는 우원식 국회의장 / 국회 사무처


실제 시민들은 우 의장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탄핵 정국 전 시민들에게 사실상 '관심 밖' 인물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67세의 나이에도 경찰과 계엄군이 국회를 봉쇄한 국회의 담장을 넘어 본관으로 진입, 계엄 해지 결의안이 가결되기까지의 과정을 침착하게 이끌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 의장은 계엄군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내부로 진입하려는 가운데서도 "절차적 오류 없이 의결해야 한다. 아직 안건이 안 올라왔다"라며 정도를 지켰고, "밖의 상황을 잘 안다. 이런 사태엔 절차를 잘못하면 안 된다. 비상한 각오로 다 바쳐서 막는 것"이라며 의원들을 다독인 뒤 계엄 해제 요구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후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끝까지 적법하게 절차를 준수해 최종적인 해제 결의까지 끌어낸 과정이 저희에게도 큰 시사점을 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적 없이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회의장이 과도하게 '反 정부' 스탠스를 취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