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딸을 찾던 아버지가 충격으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딸이 3주 만에 무사히 발견된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하와이 출신인 일본계 미국인 한나 고바야시(30)는 지난달 11일 LA 공항에서 뉴욕행 비행기로 환승하던 중 사라졌다.
한나는 친척 집을 방문하기 위해 뉴욕으로 향하던 중 환승 편을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낸 그는 다음날 가족들에게 LA를 둘러보겠다고 연락했다.
이후 한나는 돌연 "누군가 내 돈과 개인정보를 훔치려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됐다.
딸 실종에 상심한 아버지, 끝내 세상 떠나... 비극의 시작
놀란 가족들은 한나를 찾기 위해 LA로 건너갔지만 끝내 찾지 못했고 실종 신고를 했다. 지난달 15일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한나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으나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했다.
CNN 등 현지 매체들은 한나의 실종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행방에 대한 제보를 요청했다. 친구, 지역 자원봉사자들까지 나서서 수색에 동참했다.
딸의 실종 소식에 누구보다 충격받은 아버지 라이언 고바야시(58)는 가족을 대표해 언론과 인터뷰하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납치 및 인신매매 가능성까지 나왔다.
이 과정에서 비극이 발생했다. 아버지 라이언이 지난달 24일 LA 공항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 경찰은 딸이 실종된 충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한나가 지난달 12일 항구를 통과해 멕시코로 입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경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혼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후 행적은 다시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지난 2일 한나가 실종 사건에 인신매매나 범죄 연루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자발적 실종자'로 분류했다.
그러면서 "수사 과정에서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범죄에 연루된 희생자라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한나의 SNS를 검토한 결과 사회나 가족과 연결을 끊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었음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한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지난달은 우리 가족에게 상상할 수 없는 시련의 연속이었다"며 "우리가 겪은 모든 것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니 부디 사생활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