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자네가 선택한 행복의 길인가. 너무 마음이 아프네. 자네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 시민의 품으로, 정의의 편으로 돌아오게. 내 간곡히 부탁하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의 고교 시절 은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박 의원을 향해 이같이 호소했다.
지난 11일 원주MBC NEWS는 지난 9일 강원 원주에서 열린 정권퇴진집회에서 시민발언대에 오른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의 고교 시절 스승의 모습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 의원의 고교 시절 국어 교사였던 곽대순씨는 "박 의원, 나 기억하나? 나 자네 국어 선생이었네"라며 박 의원을 향해 말을 건넸다.
그는 "자네가 선택한 행복히 사는 길이 이렇게 사는 길인가. 너무 마음이 아프네. 자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가"라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자네는 지금 유방백세의 길을 포기하고 악취만년의 길로 접어들었어"
곽씨는 "국어 시간에 유방백세의 반대말을 내가 설명했었지... 악취만년이라고, 자네는 유방백세의 길을 포기하고 지금 악취만년의 길로 접어들었어"라며 과거 박 의원에게 가르친 홍길동전 속 '유방백세(流芳百世:꽃다운 이름을 후세에 길이 전함)'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곽씨는 "나는 그래도 TV를 통해 김건희 (특검) 표결을 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 빠져나갈 때 자네가 거기 남아 있길래 '역시 박정하다'하고 기뻐했는데 조금 있으니까 없어졌더라"며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박 의원에게 실망스러운 감정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105명의 여당 의원 중 한 명이다. 이날 투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여당 의원들로 인해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곽씨는 "내 비록 내세울 것 없는 고등학교 국어 선생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내 제자가 원주 시민들의 입에 이렇게 더럽게 오고 가는 거 선생으로서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네. 시민의 품으로, 정의의 편으로 돌아오기를 간곡히 바라네"라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자네가 믿고 있는 그 윤석열이라는 사람 뭐 하는 사람인가? 국민들이 뽑은 국회를 범죄 집단이라고 하면 그 국회의원을 뽑은 이 나라 국민이 다 범죄자의 똘마니란 말인가? 어떻게 거기에 부화뇌동할 수 있나? 돌아오게. 시민들의 곁으로. 간곡히 부탁하네"라며 말을 마쳤다.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투표장을 떠난 박 의원의 모습에 고등학교 은사로서 안타까움을, 나라의 국민으로서 분노했다는 게 곽씨의 말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 표결은 오는 14일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탄핵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여당 의원은 안철수, 김예지, 조경태, 김상욱, 김재섭, 진종오 의원 등 6명이다.
대통령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국민의힘을 제외하고 무소속인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종민 의원을 포함한 야당 의원은 총 192명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해서는 국민의힘 의원 8명의 찬성표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