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밭일하며 모은 3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해 감동을 전하고 있다.
11일 충주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2시께 털모자를 깊숙이 쓴 할머니가 충북 충주시청에 들어섰다.
할머니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지나가는 공무원들에게 "기부를 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면 될까요?"라고 단아한 목소리로 물었고, 이를 접한 공무원들이 친절하게 복지정책과로 안내했다고 한다.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복지정책과에 들어선 할머니는 조심스럽게 직원에게 "살아오면서 주변에 많은 도움 받은 것을 생각하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더욱 힘든 겨울을 보낼 이웃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마음을 접한 이미경 희망복지팀장과 황지연 주무관은 따뜻한 차를 건네면서 사연을 듣게 됐다.
이름, 사는 곳 밝히지 않아... "기부금 저소득층 위해 쓸 것"
할머니는 본인의 형편도 넉넉지 않지만, 틈틈이 돈을 모았다고 한다. 다만 그 이상의 이야기는 털어놓지 않았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흰 봉투에 빼곡히 담긴 5만원권이 보인다.
이 팀장과 황 주무관이 할머니에게 이름과 사는 곳 등을 물었지만 한사코 거절하며 이름도, 사는 곳도 말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사진 찍히고, 이름 내는 것 바라지 않는다. 그냥 충주에 산다"라며 손사래를 치셨다고 한다.
이어 "밭일하며 틈틈이 모았으니 더 알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할머니의 마음을 파악한 직원들은 궁금한 것들을 더 이상 묻지 않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문 앞까지 배웅했다.
황 주무관은 "한 20분 남짓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참 따뜻한 시간이었다"며 "성금은 충주사랑기금에 넣었다가 할머니의 뜻대로 저소득층 이웃을 위해 쓰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