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주 7일 배송에 돌입한다. CJ대한통운과 신세계그룹의 협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0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일요일과 공휴일 배송을 포함한 '매일 오네'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육상 물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조치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올해 8월 27일 본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택배 시장의 구조가 크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에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 7일 배송의 성공적 안착은 우리 모두의 절박한 과제"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의 물류망을 쓰고 있는 신세계그룹도 주 7일 배송을 반기고 있다. 별도의 물류 인프라 구축 비용 투자 없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정용진 회장과 이재현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와 CJ그룹은 지난 6월 전방위적 협력을 위한 합의서(MOU)를 체결하고, 우선 G마켓과 SSG닷컴 물류부터 CJ대한통운에 위탁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은 '물류', 신세계는 '유통'... 비용 대비 효과 ↑
신세계와 협업으로 CJ대한통운은 제3자 물류사업(3PL)을 대폭 확장할 기회를 얻는다. 3PL은 수송·배송, 보관, 재고관리 등의 물류 기능을 전문기업에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1PL(생산자 물류), 2PL(자회사를 통한 물류) 방식을 주로 써 왔지만 전문 물류 기업을 통한 물류비용 절감 등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3PL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CJ대한통운의 3PL을 이용함으로써 도착 보장률을 높이고, 계열사 물류비를 최대 20%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본업인 '유통'에 집중하고, '물류'는 전문기업인 CJ대한통운에 맡겨 비용 대비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유통·물류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맡은 신세계 계열 G마켓의 스마일배송 물량은 월 250만건, SSG닷컴 새벽배송과 쓱배송 물량은 월 200만건 정도로 각각 추산된다. 이 물량은 연간 5천만건이 넘는다.
증권가에서는 주 7일 배송 시작으로 신세계그룹의 내년 물량이 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9월 물류 동맹의 첫 행보 격으로 신세계 G마켓과 옥션 주문 상품의 도착일을 보장하는 '스타배송'을 도입하기도 했다.
SSG닷컴은 온라인 플랫폼의 핵심인 물류 시스템을 대한통운에 넘길 계획이다. 특히 경기 김포 NEO센터 두 곳과 경기 광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을 시작하면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변화가 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택배 인력의 과부하 등을 우려하는 택배 노동자들이 추가 인력 투입을 포함한 개선안을 요구하면서 노사 교섭이 주 7일 배송 시행의 열쇠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