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일)

국회 집회 참석하러 간다는 시민 '택시비' 환불해 준 택시 기사... 감동 사연 이어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2·3 비상계엄 발동'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 생업으로 시위에 직접 참여 못한 한 택시기사들의 조용한 응원이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3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열렸다. 집회 인파에 서울 지하철 9호선은 한때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서 무정차 통과했다.


시민들은 불평 없이 멀리서 부터 걸어 집회 현장으로 향하는가 하면 택시를 이용해 속속 모여들었다.


이런 와중에 누리꾼 A씨는 "기사님이 나 국회 앞에 내려주시고 2분 후에 결제 취소하셨다"며 결제 취소 내역을 공유했다. 택시비 2만3500원이 결제됐다가 취소됐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택시 기사님 덕분에 편하게 집회 현장까지 갈 수 있었다는 경험담을 공유했다.


B씨는 이날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여의도환승센터'로 목적지를 설정했다. 이에 택시 기사가 "국회로 가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답하자 호탕하게 웃으며 "내 택시가 여의도에서 왔는데, 왜 국회 말고 거기서 내려요?"라고 다시 질문했다고 한다.


B씨는 진입이 안된다고 해 걸어가려 했다고 하자 택시 기사는 "다 들어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국회 앞에 내려줄게요"라고 자신했다.


기사님은 여의도 인근에 다다르자 골목 곳곳을 지나갔고 곧이어 KBS 신관이 보이는 곳을 가리키며 "그 옆으로 들어가야돼요. 무슨 뜻인지 알죠?"라고 말했다. 그때 시위대의 목소리가 들리자 "목소리 들리죠? 목소리를 따라가면 됩니다"라고 안내를 마친 뒤 홀연히 떠났다고 한다.


뉴스1


저서 '천 개의 파랑' 등을 펴낸 천선란 작가 역시 이날 집회에 참석했음을 알리며 "택시 타고 여의도 가는 중인데 택시 기사님도 조금 이따 여의도에 오신다기에 우리 LED 촛불을 나눠 드렸다"고 적었다. 그러자 택시 기사는 택시비를 받지 않겠다며 미터기를 껐다고 한다. 이어 "놀러 간다고 생각하고 가요. 나들이 가듯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택시 기사님이 여의도 간다니까 중간에 미터기 끄고 빨리 달려주셔서 막히는 와중에도 15분 일찍 도착했다. 내릴 때 마스크 몇 개 챙겨주시면서 파이팅 하라고 해주셨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택시가 하도 안 잡혀 (국회) 인근 상가를 목적지로 잡고 왔는데 기사 아저씨가 여의도 방향인 걸 보고 국회 가냐고 물으시더니 미터기 끄고 국회 앞까지 데려다 주셨다. 내가 마지막 손님이고 본인도 가족과 함께 오신다고 했다. 이렇게 시민들은 선량하다", "택시가 너무 안 잡혀 혹시 국회의사당 가시냐고 여쭤보니 한 택시 기사분이 안까지는 못 가고 거기 근처에서 내려주시겠다고 했다. 학생들만 보내서 미안하다고 하시더라" 등의 경험담이 공유됐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택시 기사님도 뜻을 함께 한 것이다", "적지 않은 돈인데 기사님도 대단하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뜻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