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의원이자 역대 계엄령을 모두 겪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계엄령 해제 후 국회에서 지쳐 잠든 자신의 사진을 게재하며 분노(?) 했다.
지난 4일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신의 나이가 83세로 표기된 사진을 올리며 82세라고 정정했다.
1942년생, 올해로 82세인 그의 나이가 잘못 알려진 것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진 한 장과 거기에 달린 설명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께 윤석열 대통령이 급작스러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의원들은 이를 막기 위해 같은 날 밤 11시부터 국회의사당으로 모여들었다.
의자에 기대고 입 벌린 채 잠든 82세 박 의원... "고약한 기자님"
박 의원은 경찰이 국회 출입을 막기에 전부터 국회에 진입해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 이후 4일 오전 1시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본회의에 상정됐고 재석 국회의원 190명 전원 찬성에 의해 가결됐다.
15분가량 뒤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철수했지만 윤 대통령이 계엄령 해제를 선포 전까지 국회의원들은 본회의장을 지켰다.
조여오는 긴장 속 마음을 놓지 못했던 국회의원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 박 의원 역시 지친 듯 의자에 머리를 기댄 채 잠들었다.
이 모습은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고 사진 속 박 의원은 '83세, 박지원 옹'으로 표기된 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빠르게 화제가 됐다.
박 의원은 입 벌린 채 곤히 잠든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기자에게 "고약한 사진 기자님. 자는 모습을 ㅋㅋ 제 나이는 83세가 아니고 82세 골드 보이입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나이를 정정했다.
한편 박 의원은 1950년 6·25 전쟁과 1961년 5·16 군사정변, 1972년 유신 선포, 1979년 10·26 사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출범 이후 내려진 17차례의 계엄령을 모두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