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상황판단과 적절한 응급조치로 KTX 열차 내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남성 승객을 구한 승무원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4일 코레일관광개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서울역으로 가는 KTX 216 열차에서는 50대 남성 승객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A씨를 본 그의 보호자는 급히 열차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신속히 현장으로 달려간 박슬지 서울승무지사 승무원은 빠른 상황 파악에 나섰다.
A씨의 상태를 살피며 열차 내 의료인을 수배하던 박 승무원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 A씨에게 직접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5분간 지속된 박 승무원의 응급처치 덕분에, 이내 호흡과 맥박을 되찾은 A씨는 인근 역에서 구급대원에게 무사히 인계될 수 있었다.
신속한 대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박 승무원의 사연은 현장에 있던 한 승객이 코레일관광개발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승객은 "서울행 열차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여성 승무원의 빠르고 침착한 대응 덕분에 큰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며 "당시 최선을 다해주신 승무원, 탑승객 등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사내 응급처치 교육에서 배운 것 바탕으로 해야 할 일 했을 뿐"
박 승무원은 "그 순간에는 승객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사내 응급처치 교육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승객의 안전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권백신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는 "열차 승무원의 침착하고 신속한 대처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단순한 책임감을 넘어 앞으로도 고객이 언제나 안심하고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연 2회 임직원을 대상으로 CPR 및 응급처치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4일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이 발표한 '2023년 급성심장정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는 31.3%로, 지난 2022년 29.3%보다 2%p 증가했다.
병원 도착 전 심폐소생술이 시행된 경우의 생존율은 13.2%로 미시행된 경우(7.8%) 보다 1.7배 높았으며, 뇌 기능 회복률 또한 심폐소생술이 시행된 경우(9.8%)가 미시행된 경우(4.2%)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에 따라 생존율과 뇌 기능 회복률이 좋아지는 만큼, 심정지 발생 시 목격자의 심폐소생술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