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비상계엄'에 40명 단체예약 취소한 군인 ... 허탈했던 사장님, 되려 '응원의 메시지' 건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 자영업자가 계엄령으로 인해 군인들의 단체 식사 예약이 취소됐다며 허탈한 심경을 전했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하 자영업 여러 가지로 힘드네'라는 제목으로 식당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 A씨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A씨는 "교육받는 군인들 달에 한 번 단체예약으로 식사 40명 오는데 계엄령 때문에 부대 복귀 하달 와서 밤에 취소할 수 있냐고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준비 다 해놨는데 상황을 알고 있으니, 물어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얘네(군 장병들)가 무슨 죄냐?"고 했다. 


에펨코리아


A씨는 공군부대 B 대위와 나눈 문자를 공개하기도 했다. 


취소 요청한 군인 "너무나 죄송"... 사장님은 위로 건넸다


B 대위는 "사장님 밤늦게 죄송하다. 내일 점심 예약 드린 공군부대 ○○○ 대위라고 한다"며 "현재 계엄령 관련해서 저희가 부대 긴급 복귀 지시가 하달되어 정말 죄송하지만 내일 식사하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준비해 주셨을 텐데 너무나 죄송하다"며 "다음에 다시 교육 올 때 꼭 들릴 수 있도록 연락드리겠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A씨가 "군필자면 당연히 이해하는 부분이다. 어느 선도 아니지만 개인 하나로 인해 단체가 욕보는 장면이 씁쓸하다. 밤늦게 고생이 많다. 건승하라"고 답하자 B대위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는 CCTV 장면 / 국회사무처


문자를 공개한 A씨는 "준비 해놓은 재료 절반은 버려야 된다. 진짜 몇몇 사람들 때문에 여러 사람 개고생하는 거 극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쟤넨(군 장병들) 밥도 못 먹어, 새벽에 끌려가, 군대가 까라면 까야 하고 씁쓸하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건 진짜 어쩔 수 없는 노쇼다", "다들 고생이 많다", "자영업자들 진짜 힘들다", "서로 배려하는 게 느껴진다", "책임감 있는 군인이다"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3분께 긴급 대국민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이후 6시간여 만인 4일 새벽 국회의 요구에 따라 계엄 해제를 선언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26사건 이후 45년 만이다.